세월호, 이태원... 살아남은 1990년대생들은 두렵습니다 이태원참사 신유진
'안전'하신가요? 안녕이란 말 대신, 안전을 묻는 말로 인사를 건넵니다. 저는 아직 학기 중이어서, 하필 대학생에게 가장 바쁜 달이어서 단순하고 반듯한 일상을 '강제로' 유지하고 있습니다. 사실 마음은 버석거리고 머릿속은 복잡한 날들을 보내면서요.
"팽목항에서 사고가 났는데, 모두 구조됐대. 참 다행이지"라던 사회 선생님의 말씀이 두어 시간 만에"배 안에 사람들이 여전히 있는데, 물이 차오르는데도 아직 못 나오고 있대"로 바뀌었던 열일곱의 그 날이 머릿속에서 재생됐습니다. 선생님은 그 일이 마치 당신의 오보로 벌어진 것처럼 떨리는 음성으로 말했습니다.제 소중한 친구 '양'도 그날 그곳에 있었습니다. 참혹한 상황을 지켜본 동료 시민들의 회복을 빌 때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존재이기도 합니다. 마음을 추스를 새도 없이 주 7일을 일하는 '양'을 떠올리며 너무 지질하게 사는 것 같아서 눈두덩이에 손바닥을 가만히 대고 있었습니다. 눈물을 지문으로 멎게 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요.
촛불의 나날을 보낸 사람으로 이 글을 쓰고 있다는 점을 밝힙니다. 10대부터 들은 몸서리치는 속보들에 날카로워진 시선과 아직도 싸우고 있다는 한탄이 글자가 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일탈하다 변을 당한 애들' '흥청망청 유희를 즐기러 갔다가 죽은 애들'이라는 비난도 귀에 박힙니다. 국가가 우리를 지켜주지 못할 때마다 느끼는 이 공포는 왜 공유되지 못하는 걸까요? 간명한 애도는 새로운 정부에서도 반복되고 산 사람들의 이해관계로 간신히 아문 딱지는 자꾸 벗겨집니다.이미 죽은 사람을 한 번 더 죽이는 곳이 바로 이곳이며, 언제 겪을지 모를 죽음을 각오하는 것이 우리입니다. 살아남은 1990년대생을 수치로 셈하는 일을 그만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탄핵으로 대통령을 바꾸고도 여전히 불안전한 국정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잃은 것이 많은 밀레니얼에게 과연 미래는 있습니까? 이곳에서 우리는 무사히 30대 생일을 축하할 수 있을까요?
2022년의 지금, 저는 지금보다 더 나쁜 버전의 미래를 상상합니다. 하지만 저는 다시는 이런 고통이 반복되지 않게 어른들이 노력하고 있다고 아이들에게 말해주고 싶습니다. 일선 경찰관과 소방관, 구조대원, 생존자와 목격자, 동료 시민들과 함께요.그들을 평생 곁에 둬야 할 존재들처럼 여기며, '양'을 비롯한 소중한 사람들의 미래를 지키고 싶습니다. 안타깝게 희생된 분들을 끝까지 수호하면서요. 먼 미래에 친구가 될지도 모를 청년들이 새로운 시대를 아픔 없이 맞이하고 싶다고, 포기하지 말아달라 당부하는 듯해서 마음이 저리면서도 그 실낱같고 연약한 약속에 관해 생각하기를 멈추지 못합니다. 언젠가 '양'이 쓴 글에 기대어 서로를 혐오하게 만드는 시대에 맞설 힘을 내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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