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 넘은 홍명보, 끝까지 품격 지킨 아마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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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 넘은 홍명보, 끝까지 품격 지킨 아마노 홍명보 아마노준 이준목 기자

2022년 울산 현대에 17년 만에 K리그 우승을 안긴 주역들이 불과 반년도 안 되어 '원수'가 됐다. 홍명보 울산 현대 감독과, 올시즌 전북 현대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일본 출신 미드필더 아마노 준이 이적을 둘러싸고 언론을 통하여 진실공방을 벌이며 축구팬들 사이에서 뜨거운 감자가 됐다.아마노는 2022시즌 울산에서 임대 선수 신분으로 활약하며 각종 대회에서 총 38경기 출전 11골 2도움으로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특히 리그에서만 9골·1도움을 기록했을 뿐 아니라, 공격 포인트 이상으로 팀 경기운영의 연결고리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했기에 울산은 17년 만의 K리그1 우승에 성공할 수 있었다.울산은 아마노의 활약상을 인정하여 원 소속팀 요코하마와 임대 계약 연장을 추진했고, 선수도 이에 동의하며 재계약이 긍정적으로 진행되는 분위기로 보였다. 그런데 아마노가 돌연 전북 현대행으로 방향을 돌리며 울산 팬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심지어 홍명보의 급발진은 여기에서 그치치 않았다. 홍명보는 "아마노는 거짓말을 하고 전북으로 갔다. 지금까지 만나본 일본 선수 중 역대 최악이다"라고 맹비난했다. 아마노에 대한 노골적인 악감정을 드러낸 홍명보의 발언은 언론을 통하여 대서특필되었고 한국과 일본에서 모두 화제가 되고 있다. '아마노가 역대 최악의 일본 선수'라는 주장에 대해서는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공감대가 다를 수 있겠지만, 적어도 홍명보의 비난이 특정 선수를 겨냥한 공개 발언 수위로 '역대급'이라는 사실만큼은 분명해보인다. 그야말로 철천지원수에게나 할 법한 강도 높은 발언에 듣는 이들도 충격에 빠졌다. 물론 감독 입장에서 지난 시즌까지 팀의 핵심 선수가 하필 라이벌팀으로 이적하는 것은 누구라도 심기가 불편할 만한 일이다. 또한 홍 감독의 주장대로 아마노가 협상 과정에서 '신의를 저버리는 행동'을 한 게 사실이라면 비판하고 문제를 제기할 수는 있다.

또한 울산과 전북은 다음 시즌도 같은 K리그에서 우승을 놓고 수차례 맞붙어야 할 경쟁팀이다. 그런데 감독이 상대팀 특정 선수를 노골적으로 저격하는 것은 자칫 팬덤까지 자극하여 '좌표'를 찍는 꼴이 될 수 있는 데다, 다음 시즌 양팀의 경쟁구도를 필요 이상으로 과열시킬 수 있는 소지도 다분하다. 큰사진보기 ▲ 전북 현대 아마노 준 기자회견 프로축구 K리그1 전북 현대의 아마노 준이 12일 전북 완주군 클럽하우스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소감을 밝히고 있다. ⓒ 연합뉴스아마노도 결국 입장을 밝혔다. 마침 하루 뒤인 12일에는 전북도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전북 유니폼을 입고 이 자리에 모습을 드러낸 아마노는 홍명보 감독의 주장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아마노는 "홍 감독이 언론을 통해 그런 발언을 한 것에 충격을 받았고, 실망 아닌 실망을 했다"고 밝히며 "내가 거짓말쟁이라고, 돈을 선택해 이적했다고 말했는데,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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