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 넘게 닫아 둔 아들의 방...엄마는 '살기 위해' 서울로 간다 이태원참사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이상민 유가족 조혜지 기자
아들의 장례를 치르고 삼우제를 마친 엄마는 아들이 2022년 10월 29일 오후 5시, 이태원으로 출발하기 직전 벗어놓고 간 작업복을 그제야 빨아서 갰다. 아들의 방에 단정히 놓아두고 문을 닫았다. 방문은 석 달이 지나 지금까지도 열리지 않았다.
집 근처 수목장에 모신 남훈씨 곁에는 투명 아크릴판으로 짠 상자가 있다. 그를 기억하게 하는 물건들이 차곡차곡 담겨있었다. 동네 축구 동호회에서 남훈씨의 장례식에 놓고 갔던 유니폼, 축구공, 축구화가 한 편에 놓였다. 영정 사진은 삼우제를 마친 날 태워 하늘로 날려 보냈다. 영정 틀에 갇혀 있지 말고 자유롭게 가길 바랐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남훈씨의 묘석에 이렇게 적었다. 폼생폼사. 남훈씨가 자신을 위해 돈을 쓰기 시작한 것은 사실 얼마 되지 않는다. 오전 6시에 강화마루 건설 회사로 출근해 오후 5시에 퇴근하면, 곧장 저녁 아르바이트를 위해 집 근처 골프장으로 향했다. 어릴 적 부모님이 고생하며 일군 이불 공장이 두 차례 화재를 겪고 또 극복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들은 돈벌이를 게을리하지 않았다.엄마는 어느 날 아들이 건넨 말을 기억했다. 공장 일 때문에 매번 작업복을 입고 있는 옷차림을 못마땅했는지 생일날 바바리코트를 사다 주던 아들이었다.
남편과 함께 병원과 한남동 주민센터를 오가며 아들을 찾아 헤맸다. 오전 9시까지만 해도 사망자 명단에 아들은 없다고 했다. '다쳐서 어디 병원에 있을 거야' 간절히 희망을 붙들고 기다렸다. 그러나 같은 날 오전 10시, 남훈씨가 서울삼육대병원으로 이송됐다는 연락이 닿았다. 여자 친구가 정신을 차린 시간이 오후 11시 20분경이라고 했거든요. 구급대 도착 시간은 다음 날 새벽 1시 18분. 2시간 차이인데, 당시 우리 아들 체온이 35도라고 기록돼 있어요. 그 추운 날씨에 체온이 1도 정도 밖에 안떨어졌다? 그 전에 이미 사망했다면 더 떨어지지 않았을까요?
희생자 추모를 위해 159배를 하고 난 다음 날 다리가 아파 오리걸음으로 걷는 엄마들과 함께 다시 국회를 찾고, 지난 4일에는 아이의 영정을 들고 이태원에서 서울시청까지 행진했다. 얼굴도 몰랐던 사람들끼리 모여 슬픔을 나누고, 함께 안아주고 울면서 위로를 받았다.어느새 자주 보는 채널은 보도 전문 채널로 고정됐다. 어느 날 남편이 말했다."이태원이라는 단어 자체가 점점 안 나오더라." 줄어드는 관심에 그 역시 불안을 느낀다."하나도 밝혀진 것도 없는데 점점 묻혀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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