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륙기동헬기 사고와 해병 순직, 국가 책임 다시 생각할 때 상륙기동헬기사고 순직 조문 해병대 예우 박광홍 기자
지난 20일, 집중호우 피해 지역인 경북 예천에서 실종자 수색 중 급류에 휩쓸린 해병대원이 끝내 유명을 달리하고 말았다. 이 소식을 듣자마자 나의 머리에는 2018년 7월 17일의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사고 당시의 기억이 떠올랐다. 내가 근무했던 연대본부는 사고가 벌어진 해군6전단 비행장과 바로 인접해있었고, 마침 그날은 내가 연대 당직부관을 맡는 날이었다.
그러나, 그때의 우리들이 받은 것은 사과와 위로가 아닌 무책임한 '외면'이었다. 사고가 벌어진 직후 우리들이 깊은 슬픔과 충격에 빠져있을 때,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해당 사고가 '기체결함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발표했다. 마린온의 원형인 '수리온'의 성능과 기량이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자화자찬은 덤이었다. '결함 논란'이 있었던 수리온을 개량한 마린온에 부득불 탑승할 수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 끝내 소중한 생명을 잃고만 해병대 승무원들. 어이없게 초래된 장병들의 희생에 대한 깊은 애도와 반성은 찾아보기 어려운 청와대의 입장. 도저히 노여움을 금할 수 없는 나날들이었다. 특히, SNS로만 이루어진 문재인 대통령의 추모와 영결식 날에서야 조문에 나선 청와대 관계자의 모습은 그 분노에 기름을 담뿍 부었다. 야당 의원들이 버스까지 빌려서 단체로 조문을 왔을 때조차 여당 의원들은 전혀 모습을 보이지 않는 것을 보니, 정부여당의 태도는 분명하고도 일관되어 보였다.전역과 복무연장 사이에서 계속되던 고민은 이것으로 끝이 났다. 국가를 지키는 우리들의 희생은 아무런 가치가 없는 것이구나. 우리의 안위 따위는 국가에게 전혀 중요하지 않구나. 조국 수호의 최선봉에 있다는 자부심은 모래성처럼 무너져버렸으니, 군 생활 자체가 무의미하게 느껴졌다.
일어나서는 안 되는 사고가 이미 벌어지고 말았다. 이제 남은 과제는 사과와 위로이다. 대통령실은 서면브리핑을 통해"고 채수근 일병의 순직을 진심으로 애도한다"며"유가족분들과, 전우를 잃은 해병대 장병 여러분께도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고 한다. 청년에게 국방의 의무를 부과하고 작전에 동원했던 국가의 책임은,"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하라"며 군인과 경찰의 인력과 장비를 사고 수습에 투입하라고 거듭 지시했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책임은 이 서면브리핑 하나로 완수되었다고 보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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