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와 HMG가 공동 주최하고 서울센터뮤지엄이 주관한 이번 전시회에서는 네덜란드 크뢸러 뮐러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76점의 작품들이 선보였습니다. 이 전시회는 반 고흐의 생애와 작품 세계를 조망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회고전이며, 전시 작품의 총 평가액은 1조원 이상입니다.
크뢸러뮐러미술관 소장품 76점짧았던 생의 마지막을 불꽃같은 예술로 불태운 전설적인 화가가 있다. 19세기 후기 인상주의 작가이자 표현주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빈센트 반 고흐 다. 생전 팔린 그림은 단 한 점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작품 한 점당 수백억원에서 1000억원이 훌쩍 넘는다. 미술계의 외면과 지독한 생활고, 외로움도 언젠가는 자신의 작품이 세상에서 빛을 발하게 되리란 믿음을 꺾진 못했다. 순수한 예술만이 줄 수 있는 환희와 풍요로움이 있다. 그것은 삶에 대한 따뜻한 위로이자 사람들을 향한 푸근한 사랑이다.
전시는 고흐가 화가로 살았던 삶의 마지막 10년을 연대기 순으로 펼친다. 화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네덜란드 시기’를 시작으로 인상파의 강렬한 색채로부터 영감을 받았던 ‘파리 시기’, 남프랑스의 작은 도시 아를에 머물며 인물화·풍경화의 색채 실험을 거듭하던 ‘아를 시기’, 자연의 위대함을 경험하며 정신병원 생활을 했던 ‘생레미 시기’, 고향에 대한 향수에 젖은 채 생을 마감한 ‘오베르 쉬르 우아즈 시기’까지 총 5개 테마로 구성됐다. 그는 정신질환을 앓고 37세에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 10년 동안 약 2100점에 달하는 그림을 그렸다.
1886년 파리에서 2년 간 테오와 함께 살았던 파리 시기 고흐는 색채와 기법 등 자신의 화풍을 정립했다. 당시 ‘빛의 회화’로 파리 화단을 주름 잡았던 인상파의 영향으로 색채 효과로서 빛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장 프랑수아 밀레, 외젠 들라크루아, 카미유 코로 등 다른 화가들의 기법과 색채를 연구했다. 전원적인 분위기의 풍경화인 ‘몽마르트 언덕’에서는 빛이 일렁이는 듯한 인상주의 표현기법이 나타난다. 캔버스에 물감을 두껍게 칠해 표면에 질감과 부피감을 강조하는 ‘임파스토 기법’도 이 시기에 터득했다. 고흐가 자신이 좋아하는 거장들의 작품을 모방하면서도 자기만의 표현기법으로 재해석한 작품도 눈길을 끈다. 동명의 1850년 밀레 작품을 변형해 그린 ‘씨 뿌리는 사람’은 그가 밀레의 원화가 아닌 복제본을 보고 그린 작품으로 아를 시기에 제작됐다. 또 다른 전시작 ‘착한 사마리아인’은 프랑스 낭만주의 회화의 대가인 들라크루아의 작품을 모사한 희귀작이다. 그는 구불거리는 선과 짧은 붓질로 인물에 양감을 넣고 풍경에 깊이를 주고자 했고, 덕분에 원작보다 장면의 극적인 효과가 강화됐다. 이 작품은 고흐가 생레미 지역의 정신병원에서 사투를 벌이던 생레미 시기에 그린 것으로, 고흐가 생전에 남긴 880여 점의 유화 가운데 최고가 작품으로 평가된다.
반 고흐 회고전 서울센터뮤지엄 크뢸러 뮐러 미술관 불멸의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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