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5년 교회 통합을 위해 스스로 교황직에서 물러난 그레고리오 12세 이후 처음으로 ‘생전 퇴위’한 교황이다. 📝 이종태 기자
로마 가톨릭의 초대 교황은 예수 그리스도의 직계 제자인 성 베드로다. 이후 로마 교황청의 역사는 2000여 년 이어져 오늘에 이르고 있다. 2022년 12월31일, 95세를 일기로 선종한 베네딕토 16세는 이 장구한 역사에서 희귀한 기록을 남겼다. 1415년 교회 통합을 위해 스스로 교황직에서 물러난 그레고리오 12세 이후 처음으로 ‘생전 퇴위’한 교황이다. 가톨릭 교황은 종신직이다. 독일 바이에른 출신으로 속명이 요제프 라칭거인 베네딕토 16세는 14세 때 히틀러유겐트에 강제징집되는 파란만장한 소년 시절을 지냈다. 귀가 조치 이후엔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루기 위해 전념한 끝에 30대에 이미 교황청의 권위적 관료주의를 비판하는 진보 성향의 신학자이자 개혁가로 국제적 명성을 떨쳤다. 그러나 1960년대 중후반, 유럽 대학가를 뒤흔든 신좌파 운동의 격류를 접한 뒤 그는 보수주의 성향으로 돌아선다.
그가 78세였던 2005년 4월 교황으로 선출되자 가톨릭이 더욱 완고한 종교가 될 것이라는 우려와 기대가 팽배했다. 그러나 베네딕토 16세는 본인의 사상과 달리 꽉 막힌 사람이 아니었다. 유별난 고양이 사랑으로 길냥이들을 돌보고, 모차르트를 피아노로 연주하길 좋아했다. 유럽 국가들에 난민 수용을 호소했다. 전통을 고수하고 가톨릭계의 내부 사정이 밖으로 알려지는 것을 꺼렸지만, 2차 세계대전 당시 교황청의 홀로코스트 방관, 유럽과 아메리카 대륙에서 자행된 신부들의 미성년자 성착취 등에 대해 눈물을 흘리며 사과했다. 임신 조절을 신의 뜻에 반하는 것으로 간주하는 전통을 지켰으나, 2010년에는 에이즈와 관련된 콘돔 사용을 “또 하나의, 좀 더 인도적인 성생활로 가는 한 단계로 볼 수 있다”라고 말해 일대 파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2013년 2월 자진 퇴위할 당시엔 다양한 음모론이 돌았지만, 그가 밝힌 대로 건강 문제였다는 게 정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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