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으로 둘러싸인 밀양은 어둠이 일찍 찾아왔다. 765Kv 송전탑이 들어설 예정인 산 아래에 세워진 농성장에는 할머니 두어분이 계셨다. 늦은 밤 촛불 하나 켜고 이야기를 나누는...
산으로 둘러싸인 밀양은 어둠이 일찍 찾아왔다. 765Kv 송전탑이 들어설 예정인 산 아래에 세워진 농성장에는 할머니 두어분이 계셨다. 늦은 밤 촛불 하나 켜고 이야기를 나누는데 할머니들은 강정 활동가의 손을 잡으며 고맙다고 하시면서도 부모님이 걱정하겠다고 염려의 말씀도 빼놓지 않으셨다. 국회에 가서 하고 싶은 말을 못할까봐 대본을 써서 연습을 했던 일, 송전탑 반대운동을 하면서 점점 투사가 되어가고 있는 일을 웃으며 이야기했다. 그러다 온몸으로 밀양의 비극을 말했던 이치우 어르신 이야기가 나오자 깊은 정적이 흘렀다. 강정과 밀양은 소중한 삶의 터전을 잃고 싶지 않다는 마음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느낀 밤이었다. 2012년 10월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강정주민, 용산참사 유가족과 활동가들이 제주를 출발해 전국을 돌며 ‘우리가 하늘이다’고 외쳤던 ‘SKY공동행동’이 밀양을 방문했던 날의 이야기다.
먼저 강정을 찾아주신 건 언제나 밀양 어른들이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아이들이 도착하지 못한 제주에 왔을 때도 2018년 국제관함식 반대투쟁을 할 때도 강정에 오셔서 그 누구보다 앞장서서 경찰에 맞섰다. 경찰만 보면 절로 목소리가 높아진다던 할머니들의 마음에 맺힌 말은 얼마나 많을까. 그 마음이 가슴 아팠다. 매년 강정마을 할망물 식당으로 당도하는 밀양 홍시를 받아먹으며 ‘감 따러 가야 하는데’ 하다 끝내 가지 못했다. 그렇게 10년이 지난 2022년 봄날, 탈핵을 약속했던 문재인 정부가 속절없이 시간만 보낸 채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던 때 ‘봄바람순례’라는 이름으로 밀양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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