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화의 길라잡이 맛집 닭칼국수
서울 동대문구 ‘혜성칼국수’의 닭칼국수. 한국 근·현대 식문화에 대해 전시를 기획한 적이 있었다. 당시 문헌과 어르신들의 말씀을 토대로 과거 식문화 흔적을 찾아보니 1950~60년대 음식에서는 칼국수와 수제비가 압도적인 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가난한 시절, 미국 원조 밀가루로 만들어 먹던 ‘생존 음식’이었으리라. 그래서인지 연세 드신 어르신들께 별미로 칼국수를 권하면, 밀가루 음식 앞에 ‘별미’를 붙이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은 분들을 가끔 만나게 된다. 조선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국수의 원료는 대개 메밀과 녹말이었다. 서긍의 ‘선화봉사고려도경’에 밀가루는 중국 화북에서 수입해왔기에 ‘진말’로 불렸고 ‘성례 때가 아니면 먹지 못할 귀한 식품’ 중에 하나로 꼽혔다고 나온다. 서울 동대문구 ‘79번지국수집’의 닭칼국수. 즉 귀하디귀했던 밀가루는 생존의 밀 음식을 거쳐, 밀국수의 개성과 찰짐을 비교하며 완성도를 따지는 치열한 미식 경쟁 시대에까지 오게 됐다.
면의 전분기와 육수, 건더기가 어우러진 걸쭉한 수프 같은 국물이 주는 포만감이 제물 칼국수의 매력이다. 특히 닭한마리 전골의 남은 육수에 사리나 면을 추가한 닭곰탕과는 다른, 올곧이 칼국수를 위한 닭의 존재감을 살린 전문점용 ‘닭칼국수’는 제물 칼국수가 갖는 면발과 국물의 조화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대표 음식 중 하나다. 또한 녹진한 닭 국물을 듬뿍 머금은 차진 면발의 든든한 한 그릇은 이 시대에선 ‘확신의 별미’이리라. 이에 닭칼국수 맛집 몇 곳을 추천해 본다. 제주도 제주시 ‘원항아리칼국수보쌈’의 닭칼국수. ‘혜성칼국수’의 닭칼국수를 받으면 ‘노포는 군더더기가 없구나!’라고 느낀다. 연한 간장 빛 칼국수로 밝은 화려함은 없다. 비위가 약한 사람들이 약간 닭 냄새가 난다고 툴툴거린다면, 이 정도 향내가 진정한 닭칼국수라고 단골은 바로 맞받아칠 것 같다. 먹고 나면 또 생각나는 묘한 매력이 있다. ‘79번지국수집’은 경희대 인근의 인기 국숫집.
South Africa Latest News, South Africa Headlines
Similar News:You can also read news stories similar to this one that we have collected from other news sources.
과도한 육류·술 섭취…바람만 스쳐도 아플 수 있다 [ESC][ESC] 건강 통풍 비만·고지혈증 ‘생활습관병’ 연관 남성 압도적…20·30 발병도 늘어적정 체중 유지하고 절주해야
Read more »
스마트폰, 잠시만 ‘헤어질 결심’…시간 제한·알림 끄기·단절 수행 [ESC]커버스토리 디지털 디톡스 우리나라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23.6%…집중력 저하스크린타임, 앱 사용시간 설정…알림은 정해진 시간에만‘디지털 기기 격리’ 서비스 성행…“서서히 줄이는 게 바람직”
Read more »
25년 여행작가, ‘제대로 여행’ 하고 싶어 찾아간 곳 [ESC]최갑수의 작은 마을 여행 강원 화천 일로 하던 여행, 싫어졌던 시간 카메라 내려놓고 즐거움 찾아 유년 시절 ‘평화의 댐’ 기억 화천‘민통선 북상’ 케이블카 등 명소
Read more »
과도한 육류·술 섭취…바람만 스쳐도 아플 수 있다 [ESC][ESC] 건강 통풍 비만·고지혈증 ‘생활습관병’ 연관 남성 압도적…20·30 발병도 늘어적정 체중 유지하고 절주해야
Read more »
[책&생각] “커피는 이 집이 경성 제일일 걸요”경성 맛집 산책식민지 시대 소설로 만나는 경성의 줄 서는 식당들박현수 지음 l 한겨레출판 l 2만2000원 “커피는 이 집이 아...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