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사람의 DM... 꼭 확인해야 하는 여섯 가지 로맨스스캠 인스타그램 사기 스캠 송혜림 기자
지난 9일 오전 11시, '석OO'이란 이름을 가진 사람이 인스타그램 DM를 보냈다. 프로필 사진은 검정 반팔티를 입은 한 동양인 남성의 셀카. 자기 소개란에는 '패션스타일리스트 전문 디자이너로 활동하면서 미국에서 연예인 수트를 만들어 봤습니다'라고 기재돼 있었다.
그는 대화 도중 '페이스톡'을 두 차례 걸기도 했다. 영상 스캠을 시도한 거라 어림짐작했다. 난 이를 모두 거절하고 '보이스톡'을 걸었다. 한국에 있다고 한 것 처곤 통화 연결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았다. 억양은 어눌했고, 미국에서 생활했다는 소개와는 달리 내가 던진 영어 질문에 단 한 문장도 대답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그의 프로필과 피드 사진 속 남성은 누구일까? 그에게 도용이냐고 묻자 뻔뻔하게 아니라고 둘러댔다. 나는 그의 사진을 캡처해 구글 검색창에 업로드했다. 곧 바로 진짜 '사진 주인'의 SNS 계정이 검색됐다. 실제 주인은 인플루언서였다.
그렇다면 이 도용 계정을 운영하는 사람은 한 사람일까? 나는 이 도용 계정들 중 세 사람을 추가로 컨택했다. 미국을 떠나 부산에 정착했다는 스토리는 대개 비슷했다. 그러나 강아지들을 키운다든지, 할머니와 같이 산다든지 등 세부 스토리들은 모두 달랐다. 이어 나는 라인 또는 카카오 보이스톡을 통해 이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놀랍게도 세 사람 모두 다른 사람이었다. 개중엔 아시아권 억양도 있었고, 괜찮은 수준의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도 있었다. 영어가 유창한 사람일 수록 팔로잉 수도 많았다. 이에 그는 크게 당황하더니 불쑥"내가 아는 한국인은 내 보스와 너 말곤 없어"라고 말했다. 나는 그가 실언을 했다고 확신하고 그의 보스에 관해 물었다. 그는 자신의 보스도 미얀마에 있으며 현장에서 만날 때만 대화를 나누기에 다른 연락 수단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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