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예술영화 개봉신상 리뷰]
'죽은 사람은 죽은 사람이고, 산 사람은 살아야지'라는 말을 우리는 너무나 쉽게 툭 내던지곤 한다. 그 일이 자신에게 직접 연관되지 않을 때는 어렵지 않게 나올법한 직언이다. 하지만 만약 자신이 그 당사자라면 과연 그리 쉽게 말할 수 있을까? 동일한 담화라도 저 간단한 문장은 수백 수천가지 결로 갈라지고 매 건마다 다르게 받아들여질 테다. 그 말을 던지는 이와 듣게 되는 이의 상황, 표정, 상호관계, 주변 관전자, 심지어 날씨나 소음까지 관련되어 동일한 문장이 극과 극의 반응으로 수렴되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물론 저 문장은 거의 모든 상황에서 내용 자체로는 틀린 게 아니다. 지극히 당연하고 합리적인 의견이라는 점에 큰 반대는 없을 게다. 아무리 슬프고 사무치는 일이라도 결국 그렇게 흘러가야 한다는 걸 모르는 이가 있을 리 없다. 하지만 인간은 기계가 아니다. 혈관에 피가 흐르고 뇌에 기억을 가득 채운 존재다.
강요당한 가장 역할에 익숙해졌을 예분이 일상적 스트레스를 술에 의존하면서 보이는 폭력성은 역을 맡은 김자영 배우의 가공할 연기에 의해 폭발하듯 펼쳐진다. 예민한 관객이라면 견디기 쉽지 않을 정도다. 그런 억압된 폭력성은 손녀의 죽음에도 일정부분 관련이 있다. 그래서 1년 전 사건에 대해 예분은 남들에게, 심지어 수정의 엄마인 친딸에게도 내색하지도 못한 채 자기 탓으로 돌리며 후회와 가책에 시달리는 중이다.집착적으로 손녀의 시신을 찾으려는 예분의 행위는 단지 모성애로만 좋게 봐줄 수 없다. 아무리 자책해봐야 원상회복은 불가능하다. 수정의 유해를 확인해야만 1년째 보이지 않는 밧줄로 꽁꽁 묶인 듯 지옥과 다를 바 없는 현실의 속박에서 탈출할 가능성이 엿보인다고 동아줄에 매달리는 심정이다. 본인 또한 그것이 부질없는 집착이라는 걸 너무나 잘 안다. 이런 내적 속박은 예분만의 전유물이 아니다. 예분이 온전히 파악하지 못한 그날의 진실 일부를 지윤은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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