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아빠 두 꼬맹이 양육기③] 인형 같은 손톱 깎을 땐 오히려 안경 벗어야 잘 보이네요
그날도 어김없이 저녁을 먹고 소파에 느긋하게 앉아 폰을 들었다. 기사를 보려는데 살짝 흐릿하다. 손을 살짝 멀리 보냈다. 흐릿하던 글자가 또렷하게 보인다. '어?' 다시 폰을 가까이 가져왔다. 흐릿하다. 다시 멀리 했다. 또렷하다. 그렇게 평소보다 조금 멀리서 폰을 보게 됐다.
외과의사라도 된 것처럼 눈과 손과 팔에 힘이 들어간다. 눈을 부릅뜬다. 잠시 식은땀이 흐른다. 손톱 다섯 개를 깎는데 꽤 긴 시간이 흘렀다. 손톱 10개, 발톱 10개, 더해서 20개를 깎는 일이다. 사람이 두 명이니 피를 흘리지 않고, 살을 깎지 않고 40개를 깎아야 했다. 벼랑 끝 승부였다. 초집중을 해서인지 첫 작업은 무사히 끝났다. 책을 읽을 때는 안경을 벗어야 한다. 안경을 벗자, 딸이 쓰고서 '흐흐흐' 한다."아빠, 날 봐"라고 한다. '안경 달라'고 하려는데, 아들이 먼저 나선다."나도, 나도." 안경 주인을 가운데 놔두고 둘이서 티격태격이다. '휴.' 서로 한 번씩 써보게 한다. 사진도 찍어줘야 한다. 평가도 해줘야 한다."예쁘네.""똘똘이네.""그건 좀 웃긴 건 같은데."
비슷한 시기 오른쪽 무릎 반월판 연골도 세 군데 파열 진단을 받았다. 가까운 병원을 찾아가자 긴급 수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의사는 바로 옆 간호사에게 가장 가까운 수술 날짜를 알아보라 지시한다. 크고 작게 아픈 적은 있었어도 살면서 한 번도 수술이란 걸 받아본 적이 없는데, 아찔했다. 수술은 월요일. 주말 동안 참 많이 고민했다. 일단 수술을 미루고 대형병원에서 다시 상담을 받았다. 수술을 받지 않고 지켜보기로 했다. 몇 달 동안 조심조심 걸어 다녔다. 자전거를 가르쳤더니 둘 다 6살 때부터 두 바퀴를 타기 시작했다. 자전거가 발이라도 되는 것처럼 타고 다녔다. 항상 '자전거'를 외쳐 차에 항상 싣고 다녔다. 올해 들어서부터 자전거를 찾는 일이 뜸해졌다. '슬슬' 지겨워진 것이다. 아이들은 부모를 닮는다는데, 닮을 만한 게 또 뭐가 있을까 싶다. 두 바퀴 자전거까지 타니 이제 외발자전거라도 배워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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