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은 나의 스승] 3.15 의거와 부마민주항쟁 주제로 한 경남 마산 답사기
마산 3.15 의거 기념관 내부를 관람하던 한 아이가 불쑥 던진 질문이다. 미국식 '러닝메이트' 제도와 대조하며, 대통령과 부통령의 수가 다른 이유를 궁금해했다. 곁에 있던 다른 아이는 부통령이라는 직위가 생소하다며 설명해달라고 졸랐다.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주말, 기말고사를 끝낸 고1, 고2 아이들 스무 명과 함께 3.15 의거와 부마민주항쟁을 주제 삼아 경남 창원으로 답사를 다녀왔다. 사회과 동료 교사 다섯 분이 동행했다. 현대사 학습 동아리 회원도 있었지만, 대개는 답사 홍보물을 보고 자발적으로 신청한 아이들이다. 호기심은 학습 의욕을 불러일으키고, 새롭게 알게 된 지식은 사물을 보는 눈을 틔운다. 혹자는 이를 두고 '아는 만큼 보이고, 보이는 만큼 느낀다'고 일갈했다. 3.15 의거를 주제 삼은 건 김주열 열사의 삶을 기억하자는 취지였는데, 아이들의 시선은 당시 함께 희생된 다른 이들에게 가 있었다.
김주열 열사의 모교인 용마고등학교 입구엔 그의 흉상이 세워져 있다. 등하굣길 후배들이 민주화를 위한 그의 희생을 떠올리게 될 것이다. 3.15 의거엔 시내 대부분의 중고등학교가 참여했기에 용마고등학교만의 역사는 아니다. 도심을 남북으로 가로지르는 간선 도로명이 '3.15 도로'이니, 마산 자체가 3.15의 도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이들은 3.15 의거의 정신을 기념관 밖에서 찾아냈다. 건물과 마주한 곳에 '인권, 자주, 평화의 다짐비'가 옹골차게 서 있다. 마산식 '평화의 소녀상'이다. 누군가 자신의 두툼한 패딩을 벗어 입혀놓았는데, 아이들은 이야말로 3.15 의거 정신의 구현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다짐비'를 감싸듯 에워쌌고, 자연스럽게 단체 사진을 찍었다.
경남대학교에 다다랐을 땐 이미 해가 서산으로 뉘엿뉘엿 기울고 있었다. 경남대의 정문은 공식적인 사적지로 지정되진 않았지만 부마민주항쟁을 상징하는 사진의 배경으로 우뚝하다. 10월 16일 부산대학교에서 시작된 항쟁의 불씨가 이틀 뒤인 18일 이곳에 옮겨붙어 경남대생들이 어깨 겯고 시내로 진출하는 모습을 담고 있다.
South Africa Latest News, South Africa Headlines
Similar News:You can also read news stories similar to this one that we have collected from other news sources.
장태완은 전두환의 라이벌? '서울의 봄' 사실과 허구장태완은 전두환의 라이벌? '서울의 봄' 사실과 허구 서울의봄 1212쿠데타 전두환 정승화 장태완 김종성 기자
Read more »
[파고들기]'서울의 봄' 흥행 동력 '분노'…판결문에도 보인다핵심요약 판결문으로 살펴본 영화 '서울의 봄' 소재 12·12 군사반란 그날 이야기 영화 속 '실패하면 반역, 성공하면 혁명 아닙니까' 대사 공분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 주장에 法 '처벌 가능' 판결 '
Read more »
'서울의 봄' 정해인이 연기한 김오랑 중령 조카 '감독에 고마워'12·12 군사반란을 다룬 영화 '서울의 봄'에서 배우 정해인이 연기한 오진호 소령의 실제 인물인 고(故) 김오랑 육군 중령의 조카가 영화의 연출자 김성수 감독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고 김오랑 중령 조카 김영진씨는
Read more »
[노컷브이]'서울의 봄 꼭' vs '아수라부터'…여야 때아닌 영화 홍보?1979년 12·12 군사 쿠데타를 배경으로 한 영화 '서울의 봄'이 흥행 가도를 달리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와 여당을 향해 '윤석열 정권 관계자들이 꼭 보라'고 언급한 데 대해 장예찬 국민의힘 청년최고위원이
Read more »
'서울의 봄' 단체관람 방해와 비너스 누드 사건사실인데도 좌편향이라며 방해... 전세계적 교권침해 현상, 당국과 정치의 침묵 슬퍼
Read more »
'서울의 봄' 반란군 수뇌부 처벌 불가...검찰이 밝힌 이유는?YS '하극상에 의한 쿠데타적 사건'…하나회 척결 속전속결취임한 지 불과 10여 일. 군부 출신을 포함한 3당 합당으로 정권을 잡았지만, 문민정부를 표방한 김영...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