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아파트로 이사 왔을 때 가장 적응하기 어려웠던 것 중 하나가 안내방송이었다. 나무 방제를 했으니 피부에 닿지 않게 주의하라든가 쓰레기를 아래로 던지거나 담배를 피우지 말라든가 하는 단속성 공지 사항이 일주일에 두세 번 집에 달린 스피커를 통해 울려 퍼질 때마다 얼마나 황당했던지. 내 집이 아니라 거리에 나앉은 기분이었다. 그래도 오며 가며 보는 관리
사무실 직원의 목소리라 얼마 안 있어 익숙해졌다. 그러던 것이 5년 전쯤부터 기계음으로 바뀌었는데 묘하게 인공적인 여성의 목소리를 한 안내음에는 영 적응이 되질 않는다. 어디 이것뿐이랴. 아침마다 허겁지겁 올라타는 엘리베이터 층수 안내음, 버스와 지하철의 다양한 언어로 구성된 안내 및 주의사항, 자동차의 내비게이션 안내음과 스마트 기기 AI 음성인식장치들까지, 일상에 파고든 기계와 AI는 여성의 목소리로 우리를 안내하고, 도와준다.
해방과 한국전쟁을 겪은 한국에서 쓸 만한 차는 거의 없었다. 남은 버스는 목탄과 카바이드를 연료로 움직이는 차였기에 연료를 넣는 이가 필요했다. ‘조수’로 불린 10대 후반의 남성들이 그 일을 했고 이후 휘발유버스가 등장하면서 버스 차장 일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1961년 정권을 장악한 군사정부는 그해 6월 20일 교통부 지시를 통해 모든 버스 차장을 전원 여성으로 교체하도록 했고 ‘차장’ 대신 ‘안내원’으로 부르기로 했다. 교통부는 여객안내를 여성에게 적합한 서비스업으로 규정하고, 이참에 여성노동력을 개발하고 서울의 품위도 높일 수 있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남성 차장의 잦은 폭행 사건과 요금 시비가 사회 문제로 불거지고 있던 참이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버스 안내양’이 탄생한 것이다.그러나 남성 차장들이 문제를 일으킨 원인, 즉 저임금 장시간 고강도 노동이라는 조건의 해결 대신 여성들을 투입해서 문제를 덮으려고 한 시도는 성공하기 어려웠다.
South Africa Latest News, South Africa Headlines
Similar News:You can also read news stories similar to this one that we have collected from other news sources.
'혁신안 반대는 집단항명' 추진 압박하는 '친명계' 의원들'혁신안 반대는 집단항명' 추진 압박하는 '친명계' 의원들 정청래 혁신위원회 대의원제 박찬대 류승연 기자
Read more »
원자폭탄 만들어낸 남자의 고민, 왜 광복절이었을까원자폭탄 만들어낸 남자의 고민, 왜 광복절이었을까 오펜하이머 안치용 맨해튼_프로젝트 아메리칸_프로메테우스 킬리언_머피 안치용 기자
Read more »
'사과받아야겠는데'…잼버리 엔딩곡 '풍선' 원곡자 분노 왜 | 중앙일보해당 곡은 밴드 '다섯손가락'이 1986년 발표한 노래다.
Read more »
이 포도씨유 먹지 마세요…판매 중단 나선 식약처, 왜식품의약품안전처가 판매 중단과 회수 조치에 나섰다.
Read more »
'막말' 싱하이밍 교체설에 정재호 주중대사가 왜 함께 거론될까[문지방]편집자주 광화'문'과 삼각'지'의 중구난'방' 뒷이야기. 딱딱한 외교안보 이슈의 문턱을 낮춰 풀어드립니다. “한국과 중국, 양국 대사 맞교환은 불가피하다.” 얼마 전 열린 중국의 한 싱크탱크가 관여한 1.5트랙(민간 정부) 협의체에서 나온 얘기입니다. 양국 간 현안이 논의되던 과정에서 이 같은 발언이 주목을 받았는데요. 당시 참석자들이 이에 동의했는지, 아니면 반박했는지는 구체적으로 확인할 수 없었습니다. 다만 “양국 대사를 둘러싼 외교장벽이 너무 높다”는 진단에 큰 이견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중관계가 좀체 물꼬를 트지 못하는 상황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와 정재호 주중한국대사 모두에게 운신의 폭이 그리 넓지 않다는 것입니다. 바꿔 말하면 양국관계 발전을 위해 인적 쇄신을 통한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지요. 싱하이밍이 지핀 불... 얼굴 붉히는 한중관계 이재명(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달 8일 서울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를 예방해 관저를 둘러보고 있다. 뉴시스 싱 대사는 최근 '베팅' 발언으로 공분을 자아낸 인사입니다. 지난달 8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접견한 자리에서 “중국 패배에 ‘베팅’하는 이들은 앞으로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는데요. 사상 초유의 사태에 “오만한 중국 대사가 한국을 겁박했다”는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Read more »
[르포] '조선의용군 주둔지'에 왜 중국공산당 깃발이... 남북서 외면당한 타이항산의 별들광복절 78주년을 맞는 지금도, 조선의용군 역사는 '한국의 역사' 속에 들어오지 못한 채 타이항산 일대만을 떠돌고 있는 듯하다.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