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성장에 관한 이야기 모성 성장 신정희 기자
알록달록한 파스텔톤의 책 표지에 엄마와 딸로 보이는 두 여인이 그려져 있다. 붉은 장미를 손에 든 이들은 어딘지 모르게 어두운 분위기를 풍긴다. 흔히 모녀지간이라고 하면 살갑고 다정한 관계를 떠올리게 마련이지만 의외로 애정보다는 애증으로 엮인 사이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표지 속 인물들 역시 그러한 관계가 아닐까 짐작하며 책을 펴 들었다.이 소설에는 한 가족이 등장한다. 사랑받고 싶은 딸과 외면하는 엄마, 그리고 이를 철저히 방관하는 아빠. 이들은 상처로 얼룩진 채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다. 누구보다 가까워야 할 가족의 사이가 어쩌다 이렇게 어긋나버린 걸까.
읍내로 장을 보러 갈 때면, 언덕집에서 주차장까지 내려가는 길을 타도코로, 딸아이와 나란히 손을 잡고 걷는 게 좋았습니다. 슬며시 뒤로 고개를 돌려 세 사람의 그림자가 길게 뻗어있는 것을 보면 마치 아버지, 어머니와 제가 걷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서 행복했습니다. 그랬는데, 그랬는데... - 147p '나한테는 어머니가 없는데, 이 아이에겐 있다. 엄마! 하고 부르면 대답해 주는 사람이 있다.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사람이 있다. 어째서 이 아이에겐 있고 나한테는 없는 걸까? 난 아무런 죄도 짓지 않았는데. 어째서 이 아이는 어머니를 잃은 내 마음 따윈 전혀 상관없다는 듯이 나한테 어리광을 부리는 걸까?' - 147p, 148p
간절하게 사랑받기를 원하는 딸이 애처로웠다. 연년생 동생에게 부모님의 관심과 손길을 양보해야 했던 어린 내 모습이 떠올라 더 감정이입을 하게 된 걸지도 모르겠다. 책을 읽으며 내내 행복을 바랐건만 자기중심적인 부모 사이에서 마음 둘 곳을 찾지 못하던 딸은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만다. 이는 우리가 지나치게 모성과 부성을 강조하는 사회에서 살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임신, 출산의 주체가 여성이다 보니 어머니에게 양육을 전담시키고 전적인 사랑과 희생을 강요해 왔다. 책을 읽으며 자연스레 유년 시절로 생각이 달음질쳤다. 어릴 때 내 눈에 비친 엄마와 아빠는 세상 그 자체였다. 바다처럼 넓은 품으로 날 보듬어주길 바랐지만 부모님은 늘 바쁘고 피곤하셨다. 모성과 부성이 없는 분들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넘치게 사랑을 표현하시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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