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가족은 사람이 태어나 자라는 보금자리지만, 정신적으로 성장하다 보면 가족이 굴레로 느껴질 때도 있다.
이영재 기자=가족은 사람이 태어나 자라는 보금자리지만, 정신적으로 성장하다 보면 가족이 굴레로 느껴질 때도 있다.오정민 감독이 연출한 '장손'은 우리에게 가족이란 무엇이냐는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는 추석을 앞둔 11일 개봉한다.
"20대 시절의 저는 가족의 속물적인 모습 같은 것에 대해 비판적이었어요. 나이를 먹으면서 그런 시선이 조금씩 변화한 것 같습니다. 저 또한 마음속에 그런 면을 가진 인간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 가족을 배척하기보다는 좀 더 이해해보고 싶어진 것이죠."'장손'은 경상북도 시골 마을에서 두부 공장을 가업으로 운영하는 3대에 걸친 대가족의 이야기다. 제삿날을 맞아 장손 성진을 포함한 열 명의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화목해 보이는 가족이지만, 사소한 일로 조금씩 균열이 생기면서 오래된 비밀이 모습을 드러낸다.시나리오를 직접 쓴 오 감독의 자전적 요소가 담긴 작품이다. 오 감독은"스무살 무렵 할머니가 돌아가신 기억에서 출발한 이야기"라고 했다.'장손'은 오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다. 그는 독립영화 제작의 어려운 환경에서도 고집스럽게 영화의 완성도를 높였다.
여름에서 가을을 거쳐 겨울로 이어지는 계절적 변화를 담기 위해 제작 기간을 6개월로 늘렸고, 경상도라는 공간적 배경에 맞게 자연스러운 사투리를 쓸 수 있는 배우들로 출연진을 꾸렸다.오 감독은"말은 정보 전달만 하는 게 아니다. 말의 뉘앙스에는 사람의 태도가 담겨 있다"며"그 속에 또 다른 텍스트를 품고 있는 말의 맛을 살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롱숏으로 촬영한 '장손'의 마지막 장면은 강렬한 여운을 남긴다. 카메라는 하얀 눈으로 덮인 마을을 멀리서 찍어 산수화를 보는 듯한 느낌을 자아내고, 그 속에서 자그마한 점으로 보이는 누군가의 걸음을 천천히 좇는다.
8분 가까이 이어지면서 관객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키는 이 장면에 대해 오 감독은"한 가족의 미시적인 역사를 대한민국의 거시적인 역사로 확장하는 연출이었다"며"이야기를 음미하면서 각자의 삶을 반추하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고교 시절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을 읽고 작가를 꿈꿨던 오 감독을 영화의 길로 이끈 것은 홍콩 배우 량차오웨이의 눈빛이었다. '화양연화'를 보다가 그 눈빛에 매료돼 시각적인 예술을 하기로 결심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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