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령인구 감소로 학생은 줄었고 등록금은 15년째 묶여 있습니다.\r대학 생존 학생
“당장 생존 걱정이 없는 건실한 거점국립대학이 왜 통합을 하냐고요? 학교의 경쟁력이 계속 감소하는 상황에서, 더는 손 놓고 있을 수만은 없으니까요. 지금 당장은 문제가 없을지 몰라도, 10년 뒤를 생각하면 미래가 막막한 게 사실입니다. 통합은 이제 설득의 문제가 아닙니다. 대학 입장에서는 살아남기 위한 ‘호소’입니다. 대학이 학생들을 더 잘 가르치고, 더 좋은 곳에 취업이 되게 하려면 통합이 최선이라고 봅니다.”
사립대학도 통합 물결에 뛰어들었다. 서울의 사립대인 명지대는 수년간 법인 자산 문제로 어려움을 겪어왔다. 돌파구는 대학 통합이었다. 같은 사학법인 내에서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고 경쟁력을 키우겠다며 명지전문대와의 통합을 결정했다. 유병진 명지대 총장은 지난해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학령인구 감소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를 느꼈다”며 “전문대는 서울에 있어도 위기감이 커 명지대와 통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전한 바 있다.위기 속, 이처럼 ‘대학+대학’이 벌어지는 한편 대학 내에서는 ‘학과+학과’도 계속 이뤄지고 있다. 첨단학과도 새로 만든다. 이는 ‘더 어렵다’는 지역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다.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전국 4년제 일반대학에서 약 1410건의 학과 통폐합이 이루어졌다. 전체 비중은 여전히 비수도권 대학이 높지만, 수도권 대학도 점차 통폐합 학과를 늘려나가는 추세다. 동덕여대는 지난해 프랑스어과와 독일어과를 합쳐 유러피언스터디즈학과로 통합했다.
한밭대 경제학과 20학번 B씨는 “인구절벽으로 인해 통합이 앞당겨진 것뿐, 언젠가는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같은 학교 전자공학과 22학번 C씨도 “간판만 바뀌는 느낌이겠지만, 대전권 학교 두 곳이 의기투합해 통합하는 것엔 긍정적”이라면서도 “온전한 한 학교가 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반면 충남대 경영학과 23학번 D씨는 “같은 국립대라도 입시성적 차이가 너무 큰데, 충남대 학생들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보는 느낌”이라며 “같은 졸업장을 받는다는 건 인정할 수 없다”고 반발했다. 한밭대 정보통신공학과 19학번 E씨도 “충남대와 한밭대 간 수준 차이가 분명한데, 학교를 합친다고 해서 동일한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반대 의견을 냈다. 통폐합으로 일자리를 잃거나, 평생 연구하던 학문을 내려놓아야 하는 교직원들도 거부감이 크다.
충남대 총학생회가 학생 의견을 취합한 설문조사에서 이는 여실히 드러난다. 조사에서는 ‘학교 덩치만 커지고, 내부 구성원들이 피해를 감당해야 한다’, ‘통합 후 교직원 숫자가 유지된다면 대학회계의 재정적 부담은 가중될 수 있다’, ‘본래 소속에 따라 차별이나 파벌싸움이 벌어질 수 있다’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최인호 충남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학교가 수년 전부터 명목상의 통합에만 매달리며 자체혁신에는 아무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며 “이미 통합한 대학들이 입시 결과 하락, 중복유사학과 간 갈등 등의 부작용을 겪고 있는데 이를 위한 대비책은 안중에도 없다”고 비판했다. 노황우 한밭대 시각디자인학과 교수는 “벌써 학생들은 ‘타 학교 소속이었던 교수 강의는 안 듣겠다’며 서로 갈라치기를 하고 있다”며 “억지로 통합을 한들 구성원간 소통도 되지 않는 데 무슨 발전이 있겠냐”며 반문했다.통합은 부실 교육 가능성을 안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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