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주 6일 쌍둥이가 나온대'... 불안감은 현실이 되었다 보건의료 간호사 신생아집중치료실 병원 인력부족 이하랑 기자
최근 뉴스를 보다보면, 전국 병원에 전공의가 부족하다는 소식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특히 가천대 길병원 같은 경우 지원한 전공의가 없어 소아청소년과 진료 자체를 중단하기까지 했습니다. 지방일수록 전공의 부족은 더욱 심각합니다.
3월 어느 봄날 나이트 근무 출근이었습니다. 그날 제가 근무 선임이기도 했고, 막 독립한 지 일주일도 안 된 신규 간호사와 함께 해야 했던 터라, 조금 긴장한 채 집중치료실에 입실했는데, 다들 분주해 보였습니다. 이브닝 근무 선생님들이 인큐베이터에 아기를 받을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자니,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습니다. 심지어 계시던 주치의 선생님은 쉬는 날이신지 야간 당직의가 내려와 있었습니다.불안함이 현실이 된 그 말을 듣자, 심장이 콩닥콩닥 빨리 뛰기 시작했습니다. 고위험 신생아 출산의 경우 어탠딩을 가야하기 때문입니다. 어탠딩이란 고위험 신생아 출산 시 소아청소년과 의료진이 출산에 참여해 바로 응급처치를 시행하고 신생아집중치료실로 데려오는 일을 의미합니다.
그날 태어날 아이는 쌍둥이였기 때문에 저희 나이트 근무 조에서 2명이 가야했습니다. 나이트 근무는 보통 6명이 하고, 보통 밤사이 각각 6~7명, 많게는 10명까지 아가들을 맡습니다. 주치의 선생님은 안 계시고, 환자는 많고, 간호사 2명은 담당 환자를 제대로 보기도 전에 수술실에 가서 아기를 받아와야 하고… 한숨을 쉬며 담당 환자를 배정하는 데에만 몇 분을 쓴지 모릅니다. 차분하게 환자를 나누고 저와 다른 간호사 선생님은 이브닝 근무 선생님의 인계를 받자마자 수술실로 출발했습니다. 옆에서 어시스트를 하며 여러 생각이 들었습니다. 신생아집중치료실에서 근무하면서 예후가 좋지 않거나 사망까지 하는 아기들을 여럿 봐 왔기 때문에 혹시 이러다 아기 상태가 더 안 좋아지면 어쩌지, 병실은 상태가 안 좋은 아기를 받을 준비를 잘 하고 있을까, 신규선생님은 잘 하고 있을까, 여러 가지 생각이 엉켜 앰부를 짜는 손이 덜덜 떨렸습니다.다행히 기관 삽관 후 아기는 바로 회복됐고, 저와 당직의 선생님은 바로 수술실을 나왔습니다. 기관 삽관까지 하느라 시간이 꽤 오래 지났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빨리 아기에게 안정을 주기 위해서 신생아집중치료실까지 온 힘을 다해 뛰었습니다.
다행히 신규선생님은 다른 선생님들이 아기를 받느라 미처 보지 못하는 다른 아이들의 기저귀를 갈고, 수유를 도와주고 있었습니다. 비록 아기를 받는 데 큰 도움이 되지는 못했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안에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하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한시름 놓고 쌍둥이들에게 집중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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