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깨끗한 곳에서 일했다'는 말에 눈물 쏟은 청소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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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더+노동+건강 ON] 우연과 운이 겹쳐 이루어진 청소노동자의 산재신청

산업재해 사건을 진행하다 보면 유독 마음이 가는 재해자가 있다. 내게는 청소노동자 이선화님이 그런 분이었다. 70세라는 연세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에너지가 넘쳐흐르고, 미소가 아름다운 분이었다. 말도 어찌나 유려하신지 가만히 듣고 있으면 흠뻑 빠져들어 사건과 무관한 이야기도 한참을 하곤 했다.

그러나 재해자의 4대보험 내역에는 수많은 용역업체들이 기록되어 있을 뿐이었다. 고용승계가 됐다는 점에서 청소노동자 중 손에 꼽히게 운이 좋았던 경우라고 볼 수 있겠지만 처음 만났을 때"나는 한전에서 오래 일했어"라며 뿌듯하게 말씀하시던 이선화님을 떠올리니 왠지 모르게 씁쓸해졌다. 계약기간도 1년 단위로 단축됐다. 까딱 잘못하면 일자리를 잃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인원을 보충해달라는 말, 수당을 달라는 말, 휴게 공간을 마련해달라는 말은 엄두도 못냈다고 한다.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다음 해에도 무탈히 고용승계가 되길 바라며 군소리 없이 공간을 그 모습 그대로 유지하는 것 뿐. 어떠한 권리도 주장하지 않고 주어진 의무만을 수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임금체불, 퇴직금 등 문제로 노동청에 들락날락하기도 하셨다고 한다. 본인이 '노동청 전문가'라고 말하며 웃으시는 모습에 마음이 아렸다.20년 정도 일하니 몸도 여기저기 말썽이었다. 아프지 않은 곳이 없었다고 하셨다. 손가락이 제대로 펴지지 않았고 어깨와 무릎에 참기 힘든 통증이 느껴지고 허리를 굽힐 때마다 지끈거렸다고 한다. 재해자의 건강보험 요양급여 내역에는 2~3일에 한 번꼴로 정형외과에 간 기록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고된 노동에 지친 몸을 물리치료로 달래가며 일을 이어나갔던 것이다.

경로당에서 만난 어르신의 조카가 노무사라 이선화님이 받은 수많은 수술이 산재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고 한다. 재해자는 우연히 들은 이 정보를 그냥 흘려듣지 않고 딸에게 찾아보라고 했다. 그렇게 우연히 노무법인을 찾았고 나를 만났다. 허리 수술을 받은 것은 시간이 너무 오래 흘러 신청하기 힘들었지만, 운이 좋게도 어깨와 양쪽 무릎은 2년 전에 수술해 산재 신청이 가능했다. 그렇게 우연과 운이 겹쳐 이선화님은 퇴사한 지 2년이 흐른 후에야 비로소 산재를 신청할 수 있게 되었다.재해자와 함께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에 진술을 하러 갔다. 워낙 명석하시고 말씀을 잘하셔서 별걱정 없이 회의실로 들어갔다. 질판위 위원이 재해자에게"그래도 선생님은 깨끗한 곳에서 일하셨네요"라고 한마디 하셨다. 이전까지 덤덤하게 말씀을 잘하시던 재해자는 그 말을 듣고"깨끗한 곳을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도 힘들어요"라고 하며 눈물을 흘리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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