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기·비데 방문점검원, 음식 배달라이더, 대리운전 기사, 헬스장 트레이너, 기상캐스터, 학원강사…. 시민들이 일상에서 접하는 특수고용직·플랫폼 종사자(노무제공자)와 프리랜서...
정수기·비데 방문점검원, 음식 배달라이더, 대리운전 기사, 헬스장 트레이너, 기상캐스터, 학원강사…. 시민들이 일상에서 접하는 특수고용직·플랫폼 종사자와 프리랜서 등 비임금노동자의 다른 이름들이다.
일하는 사람은 누구나 소득 감소와 경력단절에 대한 걱정 없이 아이를 낳고 돌볼 수 있어야 한다. 고용형태와 관계없이 육아휴직을 보장하는 것은 국제적 추세기도 하다. 2021년부터 노무제공자에게도 고용보험이 적용되면서 학습지 교사·대여제품 방문점검원·퀵서비스·대리운전 기사 등 19개 직종은 출산전후휴가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육아휴직급여 보장은 아직 “검토” 단계다. 경향신문은 지난 1일 노동절 전후로 육아휴직을 쓸 수 없어 발을 동동 구른 경험이 있는 비임금노동자 5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생활가전업체 코웨이 방문점검원으로 경북 지역에서 일하는 강지연씨는 2022년 12월 셋째 아이를 낳았다. 코웨이 방문점검원은 회사와 위·수탁 계약을 맺고 제품 점검·영업을 하는 특수고용직 노동자다.
서울 은평구에서 코웨이 방문점검원으로 일하는 최미혜씨도 지난해 1월 늦둥이 셋째를 출산했다. 90일 출산휴가 뒤 온종일 육아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일터로 돌아가지 못했고, 지난해 6월 결국 계약해지가 됐다. 아내는 육아휴직을 쓰고 있어 회사에 다닐 때보다 소득이 줄었다. 아이들이 감기로 번갈아 입원하면서 일을 할 수 없게 된 박씨 소득도 바닥을 찍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주택자금대출 상환 시기도 찾아왔다. “지난해 말쯤 소득보다 지출이 많아지면서 마이너스가 되기 시작했어요. 안정적인 지원 통로를 찾다 보니 육아휴직 생각이 났던 거죠. 배달라이더도 고용보험료를 내니까요.”
일과 육아 병행은 쉽지 않았다. 지난해 여름 어린이집에서 데려온 아이를 아기띠로 업고 오후 6시 이후 와달라는 고객 집에 방문한 적도 있었다. “고객이 미안해하며 다음에 오라고 하더라고요. 애기 업고 하면 힘들다고 하면서요. 아이 데리고 방문했던 동료가 있다고 들었는데 제가 이렇게 될 줄은 몰랐네요.” 어린이집에 사정해 일을 마치고 뒤늦게 아이를 하원시킨 경우도 허다했다. 그는 “늦게 가면 아이가 삐쳐 있다. 한 살밖에 안 되는 녀석이 인상 쓰면서 나에게 안 오려고 한다”며 씁쓸하게 웃었다. 전씨는 2022년 7월 첫아이를 낳았다. 코로나19 확진으로 열이 올라 출산예정일보다 한 달 일찍 출산했다. 그는 프리랜서였기 때문에 출산휴가도 육아휴직도 없었다. 출산 뒤 일주일간 격리를 마치고 산후조리원에 가자마자 노트북을 열고 일을 해야 했다. “관리자에게 사정을 설명하고 동료들과 근무 일정을 조정해 더 쉴 수도 있었는데 여의치가 않았어요. 결국 일주일밖에 못 쉬었죠. 조리원 가서도 일을 계속해야 하니 아이가 분유를 먹게 돼 미안하고 속상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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