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생활 70년' 벽안의 두봉 주교 '한국인, 고통 이기는 힘 있다'
미소 짓는 두봉 주교 이세원 기자="남에게 행복을 주고 싶어 하면 자기가 행복해요. 내가 행복을 누려야겠다고 하면 행복하지 않아요."
소년기에 2차 대전을 겪고 6·25 전쟁 직후 폐허가 된 한국에 와서 햇수로 70년째 천주교 성직자로 활동하는 프랑스 출신 두봉 주교에게 행복한 삶의 비결을 묻자 평범한 듯 평범하지 않은 답변을 내놓았다.두봉은 1953년 6월 29일 수품했다. 그가 사제가 된 지 70주년이 다가오는 것을 계기로 경북 의성군에 있는 거처로 찾아가 근황을 들었다.신학교 등에서 강의를 요청하기도 하고, 각종 의식에 참가하거나 지인의 부탁을 받아 기꺼이 도와주러 가기도 한다. 이세원 기자=두봉 주교가 6일 경북 의성군에 있는 천주교의 한 공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그는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상이 걸려 있는 이곳에서 한달에 한번 미사를 주례한다. 2023.6.12연락하거나 찾아오는 사람이 많아서 텃밭을 돌보려면 시간을 쪼개야 할 정도였다.[두봉 주교 보유 사진 재촬영]두봉 주교는 기자가 떠날 때 시외버스 터미널까지 걸어서 직접 배웅했다.
▲ 오원춘 사건의 경우 싸우고 싶은 생각, 힘으로 맞서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그렇지만 순수하게 나서는 그 사람을 체포하고 고문하는 것은 안 된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한국 정부 측에서는 외국인이 나라의 정책에 간섭하고 있다고 했다. 순종하지 않거나 항의하는 사람을, 여러 선교사를 많이 추방했다. 나도 나가라는 지시를 받았다. 나는 프랑스 국적자이고 천주교 안동교구장이었으므로 프랑스 대사와 주한 교황 대사에게 그런 사실을 알렸다. 프랑스 대사는 가만히 있었으나 교황청 대사가 즉시 외무부 장관을 찾아가서 항의했다. 한국과 바티칸의 합의가 있으니 어려움이 있으면 상의해야지 일방적으로 내보내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나는 로마로 돌아가서 내 입장을 설명했다.▲ 로마 교회 안에 두 가지 의견이 있었다. '말썽을 부리는 주교가 있으면 안 된다. 사표를 내면 그것으로 해결된다'는 생각을 가진 사람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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