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선데이] 결혼율·출산율 올리는 공식 ‘1+1≥2’

ON 선데이 News

[ON 선데이] 결혼율·출산율 올리는 공식 ‘1+1≥2’
결혼율출산율신혼부부
  • 📰 joongangilbo
  • ⏱ Reading Time:
  • 61 sec. here
  • 11 min. at publisher
  • 📊 Quality Score:
  • News: 56%
  • Publisher: 53%

결혼식을 올린 지 4년이 넘었는데, 아직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중복 청약 제한을 피하려고 위장 이혼을 하는 부부가 있는가 하면, 자녀가 있는데 한부모 혜택을 받으려고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부부도 있었다. 다만 1 더하기 1이 3이어도 결혼과 출산을 고민할 판인데, 2도 안 되는 세상이 계속되는 한 결혼율과 출산율 상승은 요원하다는 건 확실히 알겠다.

얼마 전 후배를 만났다가 뜻밖의 고백을 들었다. 결혼식을 올린 지 4년이 넘었는데, 아직 혼인신고 를 하지 않았다는 것이었다. 나는 반대로 결혼식을 올리지 않고 혼인신고 만 했기 때문에 후배의 고백이 놀라웠다. 후배에게 이유를 물으니, 혼인신고 를 하면 내 집 마련에 있어서 미혼일 때보다 지원이나 복지 혜택이 불리해지기 때문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래서 혼인신고 는 물론 출산까지 미루는 부부가 주위에 흔하다고. 기가 막혔다.청년 시절의 나는 재테크에 어두워서 청약의 필요성에 관해 잘 몰랐고, 대출은 받으면 큰일이라도 나는 줄 알았다. 내가 아는 목돈을 모으는 방법은 적금과 예금뿐이었다. 후배의 말을 들어보니 신혼부부 전용 디딤돌 대출, 신혼부부 특별 공급 등 당장 가진 게 많지 않은 신혼부부 도 괜찮은 주거 환경을 마련하는 지렛대로 활용할 수 있는 제도가 꽤 있었다. 방 두 개짜리 빌라 월세방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해 조금씩 집을 넓혀온 지난 10년 세월이 억울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소셜 네트워크에 후배의 사례를 올린 나는 다음 날 경악했다. 내 글에 공감한 팔로워들이 댓글로 남긴 온갖 사례는 그야말로 요지경 세상이었기 때문이다. 중복 청약 제한을 피하려고 위장 이혼을 하는 부부가 있는가 하면, 자녀가 있는데 한부모 혜택을 받으려고 혼인신고를 하지 않는 부부도 있었다. 심지어 혼인신고를 하지 않은 부부의 남편이 주택담보대출을 받아 집을 사고, 아내가 전세대출을 받아서 그 집으로 들어가는 사례도 있다는 댓글도 보였다. 혼인 기간 7년 이내인 부부가 대상인 신혼부부 전용 디딤돌 대출을 조금 더 길게 이용하겠다고 혼인신고를 미룬 사례는 귀엽게 느껴졌다.요즘 청년 세대가 이기적이어서 혼자 편하게 살겠다고 결혼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결혼해도 자녀를 낳지 않는다고 독설을 퍼붓는 기성세대를 많이 봤다. 과연 그 독설이 옳은지 의문이다.

나는 이 조사 결과를 보고 청년 세대가 이기적이기는커녕 오히려 지나치게 이타적이지 않은가 하고 우려했다. 지금 형편으로는 배우자와 자녀를 행복하게 해주지 못할 것 같아서 미리 자신을 내려놓고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이다. 정부도 이 같은 현실의 심각성을 아는지 정책을 현실에 맞게 바꾸고 있는 모양이다. 올해 4월 말부터 ‘주택공급에 관한 규칙’과 ‘공공주택특별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시행됨에 따라 부부 중복 청약이 가능해졌다. 부부가 가구를 합치면 청약 기회가 한 번으로 줄어들어 혼인신고를 꺼리게 하는 부작용이 있었다는 반성에서 나온 조치다. 신혼부부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 요건은 지난해 연 소득 6000만원에서 7500만원으로 오른 데 이어 올해 1억원으로 한 번 더 상승했다. 바뀐 정책이 현실에서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진 의문이다. 집값 상승세는 여전히 가파르고, 신고가 속출을 알리는 뉴스는 쏟아지고 있으니 말이다. 현실은 늘 정책보다 몇 걸음 앞서 있다.

가까운 편의점에 들어가 살펴보자. 상품 구매를 유도하는 가장 직관적인 홍보 전략은 ‘원 플러스 원’이다. 결혼과 출산은 물건 구매와 감히 비교할 수도 없는 인륜지대사다. ‘원 플러스 원’까지는 아니어도 최소한 1 더하기 1이 2는 된다는 확신이 서야 결혼율과 출산율이 움직이지 않겠는가. 확실한 해결책이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다만 1 더하기 1이 3이어도 결혼과 출산을 고민할 판인데, 2도 안 되는 세상이 계속되는 한 결혼율과 출산율 상승은 요원하다는 건 확실히 알겠다.

We have summarized this news so that you can read it quickly. If you are interested in the news, you can read the full text here. Read more:

joongangilbo /  🏆 11. in KR

결혼율 출산율 신혼부부 신혼부부 전용 출산율 하락 혼인신고 주택 정책 OPINION

South Africa Latest News, South Africa Headlines

Similar News:You can also read news stories similar to this one that we have collected from other news sources.

IT·금융사 빼면 맞벌이 지원 낙제점…육아휴직 아빠들 '눈치'IT·금융사 빼면 맞벌이 지원 낙제점…육아휴직 아빠들 '눈치'EPG경영 기업마다 천차만별삼성전기·롯데정밀·신한카드임신·출산·육아 단계별 지원초등 돌봄 휴직 1년 더 주기도남성 육아휴직 의무화 기업전체 300곳 중 15개사 불과日 이토추상사 야근 폐지 후10년간 출산율 3.3배 높아져
Read more »

이젠 ESG 대신 EFG…일·가정 양립 힘써야이젠 ESG 대신 EFG…일·가정 양립 힘써야한국경영학회 융합 학술대회저출산·고령화 해법 세션주형환 저출산委 부위원장'일하는 방식 전면혁신 필요'생산성·출산율 동시에 높인日 이토추상사 사례도 제시
Read more »

마지막 골든 선데이 … 14번째 金으로 '파리 신화' 부탁해마지막 골든 선데이 … 14번째 金으로 '파리 신화' 부탁해한국 파리올림픽 金 13개베이징·런던 대회와 타이역대 최대 성과에 한걸음태권도 이다빈 금메달 기대우상혁, 동양인 벽 넘을 준비근대5종 전웅태·성승민 출격'제2 장미란' 박혜정 마무리
Read more »

[ON 선데이] 한국의 조지 케넌을 기다리며[ON 선데이] 한국의 조지 케넌을 기다리며바로 그런 시기에 주소련 미국대사대리 케넌은 소련의 팽창주의적 의중을 파악하고, 인내심을 갖고 장기적으로 소련을 봉쇄하면 결국 소련이 붕괴할 것이라는 요지의 보고서를 워싱턴에 보냈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바로 그 이유 아닌가! 우크라이나 전쟁이 터지자 미국 관료들 사이엔 케넌의 봉쇄정책을 다시 공부하는 붐이 크게 일었다. 싱하이밍 대사와 조지 케넌의 차이점이 있다면 바로 그 부분에서다.
Read more »

[선데이 칼럼] 박수민 의원이 보여준 정치 토론의 품격[선데이 칼럼] 박수민 의원이 보여준 정치 토론의 품격민주당의 법안 단독 상정→국민의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위한 무제한 토론)→야당 단독 처리→대통령 거부권 행사→국회 재표결에서 부결→폐기…. 국민의힘 박수민(초선, 서울 강남을) 의원의 필리버스터 토론이 그런 경우일 수 있겠다. 이런 정치인이 더 많아진다면 수준높은 정치 토론, 국격에 걸맞는 업그레이드 정치가 가능하리라. - 선데이 칼럼,박수민,정치,정치 토론,필리버스터,반대 토론,민생회복 지원금,국회,국민의힘,OPINION
Read more »

[선데이 칼럼] 남북 ‘문화 교류’ - 회고와 전망[선데이 칼럼] 남북 ‘문화 교류’ - 회고와 전망이 끝없는 권태의 내일은 왜 이렇게 끝없이 있나? 그러나 그들은 그런 것을 생각할 줄 모른다. (이상 『권태』 중에서) 남북은 요즘 또 새로운 형태로 ‘문화 교류’ 중이다. 지난 세기 산이나 들에 가면 북한이 뿌린 전단을 흔히 발견할 수 있었다. - 선데이 칼럼,남북,문화,문화 교류,오물 풍선,대북 방송,북한,OPINION
Read more »



Render Time: 2025-02-25 11:09: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