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을 상상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간편식을 넘어 고급 도시락, 트렌디한 레시피까지 수백 가지...
편의점을 상상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간편식을 넘어 고급 도시락, 트렌디한 레시피까지 수백 가지 식품이 가득하고 택배, 물품 보관, 배달 서비스까지 못하는 게 없다. 무엇보다 24시간 환하게 불을 밝히고 있어 원룸에 사는 청년 1인 가구에게 ‘편세권’은 특히 중요하다. 하지만 편의점의 편의성은 단지 유통 시스템 혁신에서만 비롯된다고 볼 수 없다. 건강과 안전에 취약한 심야의 시간을, 초단시간 노동, 최저임금 미달, 근로계약서 미작성, 주휴수당 위반의 조건에서 누군가가 버티고 있기에 가능하다.
일상의 편의와 행복을 채워주는 편의점은 그 편의성 때문에 딜레마를 낳기도 한다. 편의점의 단골인 어떤 청년은, 그 빠르고 편리한 서비스를 위해 희생되는 노동자로서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비단 편의점뿐만 아니라 새벽배송, 배달음식업 등 역시 복잡한 고민이 필요한 현장이다. 유행하는 밸런스 게임을 빌려 만약 24시간 영업하는 가게와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저임금/심야 노동 금지 중에서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면, 소비자이자 노동자이기도 한 청년에게는 난감한 질문이 될 것이다. 우리 사회가 청년을 바라보는 시선은 밸런스 게임처럼 양쪽 극단에 치우쳐 있다. ‘MZ’로 대표되는 자유분방하며 다소 자기중심적인 모습과 구직시장에 내몰린 무력한 청년의 이미지가 동시에 병존하고 있다. 두 가지 시선 모두 청년에 대한 납작한 이해가 드러난다. 안정적인 대기업에 다니면서 당당히 자기주장을 내비치는 ‘정규직 직장인’, 부동산 투자로 자산 증식을 해낼 수 있는 청년이 얼마나 있으랴. 한편, 경제활동에 대한 의욕 없이 무력하게 쉬기만 하는 청년 역시 드물기는 마찬가지이다.
다층적인 면을 바라보는 질문이 끊기는 순간 청년정책은 생명력을 다한다. ‘자유롭고 자립적인 주체가 되도록 사회가 청년과 함께한다’는 청년정책의 목표는 만 19~34세라는 연령 구분 이상의 문제를 풀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주체성과 시혜적 지원 사이의 경계, 취업 및 주거 안정화를 이루는 시기, 시민으로서의 참여 권리 보장 등 사회·경제적인 변화에 맞춰 지속적인 토론이 수반되어야 한다. 이러한 논의를 가장 효과적으로 이끌 수 있는 사람은 저명한 교수나 정치인이 아니라 자신의 일상을 다채롭게 이해하고 있는 청년들 본인일 테다. 지난 16일 진행되었던 대한민국 청년의 날 슬로건은 “대한민국 청년들이 2030 세계박람회 부산 유치를 응원합니다”였다. 정책 결정이나 정치적 수단을 위한 일방적 동원은 ‘청년팔이’로만 흘러가기 쉽다. 겨우 3년 차에 불과한 중앙정부 청년정책은 호명되지 않는 청년의 목소리 찾기에 집중해야 한다. 부산 엑스포를 유치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청년의 일상을 향한 질문을 멈춘 채 국가사업에 뜬금없이 등장만 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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