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창에 ‘필로폰’을 입력해본다. ‘당신 곁에 우리가 있어요!’ 마약류 퇴치 캠페인 문구가 뜬다. 뉴스 탭으로 옮겨볼까. 오늘 하루에만 수십건 쏟아진 마약 관련 기사의 목록이...
검색창에 ‘필로폰’을 입력해본다. ‘당신 곁에 우리가 있어요!’ 마약류 퇴치 캠페인 문구가 뜬다. 뉴스 탭으로 옮겨볼까. 오늘 하루에만 수십건 쏟아진 마약 관련 기사의 목록이 뜬다. 더 이상 새로운 일도 아니다. 2023년에는 연간 마약 사범이 사상 최초로 2만명을 넘겼다. 이 가운데 약 70%가 향정사범, 즉 ‘히로뽕’ 사용자다. 히로뽕은 가장 많이 쓰고 거래되는 마약이다. 마약계의 기축통화인 셈이다.책은 히로뽕 유통 피라미드의 꼭짓점에 선 사람들, 일명 ‘마약왕’이라 불리던 이들의 생애를 통해 뽕의 계보를 그려나간다. ‘1호 히로뽕 사범’이자 재일조선인인 정강봉, 한때 히로뽕 세계의 거물이라 불렸으나 쓸쓸한 죽음을 맞은 김동일, 지금은 주류가 된 비대면 텔레그램 유통망을 만든 ‘로뽕이’ 같은 이들이다. 이들의 삶과 이야기에는 히로뽕 비즈니스의 태동과 진화, 현재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전현진은 법원을 담당하던 2021년 히로뽕계를 주름잡던 마씨의 재판을 지켜보며 의문을 품었다고 한다. ‘한국 사회에는 어쩌다 이렇게 히로뽕이 넘쳐나게 됐을까?’ 그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을 따라 꼬박 3년을 매달렸다. 마약 관련 활동가, 전직 마약 판매업자부터 시작해 교도소에 갇혀 있거나 출소한, 어쩌면 다시 수감될지 모르는 마약왕들을 취재했다. 3년 동안 그가 접촉한 취재원은 총 42명. 그중 대부분과 직접 얼굴을 맞대고 인터뷰했다. 동시에 방대한 자료 조사를 통해 이들의 증언을 꼼꼼하게 교차 검증했다. 한 편의 스릴러 영화처럼, 히로뽕의 세계로 독자를 단숨에 끌어당기는 논픽션은 이렇게 탄생했다. 생생하게 펼쳐지는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뽕 유통’의 역사 60년 마주하게 된다. 이 계보에 수많은 마약왕들이 이름을 올릴 것이라는 저자의 마지막 말은 씁쓸함을 남긴다.
South Africa Latest News, South Africa Headlines
Similar News:You can also read news stories similar to this one that we have collected from other news sources.
[책과 삶] 모르던, 모르고 싶던 역사…오키나와 조선인 학살오키나와 스파이| 김숨 지음 |모요사|396쪽 |1만9000원 “모르던 오키나와, 모르고 싶었던 오키나와.” 김숨 작가는 최근 출간한 장편소설 를 두고 “‘...
Read more »
[책과 삶] ‘코로나 백신 영웅’의 인생역전 이야기코로나19 백신 생산에 이용된 신기술을 개발해 지난해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커털린 커리코의 자서전이다. 노벨상 수상 후 커리코의 인생역정이 화제가 됐다. 헝가리에서 가난한...
Read more »
[책과 삶] 이해가 부족해 오해하는 나라, 일본박훈 서울대 역사학부 교수가 1996년 일본 유학을 결심했을 때다. 집안 어른께 말씀드리니 “왜 하필 왜놈들의 역사를 배우려고 하느냐?”는 반응이 돌아왔다. 먼 옛날 한반도에...
Read more »
[책과 삶] 문화 진화 추동한 인간의 ‘예지력’···예측할 수 있다면 변해야 한다많은 학자들은 열대 아프리카에 살던 영장류였던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의 운명을 좌우하는 지배자가 된 것은 ‘문화적 진화’ 덕분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그러한 문화적 진화를 추동...
Read more »
[책과 삶] ‘대한민국’ ‘국민’ 탄생···제헌헌법 20일간의 기록1948년 6월 초부터 7월 중순까지 약 한달 반에 이르는 시간은 오늘날 한국의 정치·사회·경제의 기본틀을 결정한 시간이다. 1948년 6월1일 헌법기초위원회가 꾸려졌고, 위...
Read more »
[책과 삶] 차별과 혐오를 딛고 소년이 도달한 곳은멜라닌| 하승민 지음 |한겨레출판 |311쪽 |1만6800원 지난 15일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JD 밴스 상원 의원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했다. ...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