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세기 민초의 삶 남긴브뤼헐 '추수하는 사람들'고된 노동과 휴식을 묘사한 해의 수확 끝난 뒤넉넉하고 풍족한 시기지나온 시간 돌아보고남은 시간은 결실위해 쓰길
남은 시간은 결실위해 쓰길 옛 속담에 틀린 말이 없다 하지만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야만 그 진정한 의미를 알아듣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는 문장은 이미 어릴 적부터 그 뜻을 충분히 이해할 만큼 추석 전후는 가만히 있어도 기분이 좋아지는 시기가 아닐까 한다. 유난히 더운 9월이지만 오곡이 무르익는 계절인 만큼 모든 것이 풍성하다. 설령 물가가 비싸고 내 실제 삶은 좀 쪼들려도, 점점 높아지는 하늘만 봐도 기분 좋아지는 철이다.
무엇보다 눈앞 가득 한 해의 수확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 마음이 얼마나 넉넉할지 농사일을 하지 않아도 그 흐뭇함을 상상해볼 수 있다. 이런 마음은 추석을 지내는 우리뿐만 아니라 옛 유럽에서도 마찬가지였고 그런 모습을 남긴 작품들이 적지 않다. 브뤼헐이 1년 중 가장 특징적인 여섯 시기를 골라 만든 일련의 작품들 중 늦여름 시기를 그린 것이 바로 '추수하는 사람들'이다. 오른편 하단에 일을 마치고 쉬는 이들의 모습이 재미있다. 자세히 보면 이들은 수확한 볏짚을 의자 삼아 편하게 자리 잡고 빵과 치즈, 수프 같은 음식을 열심히 먹고 있으며, 아예 항아리째 물인지 술인지를 마시는 사람도 있다. 나무 그늘에서 대자로 뻗은 이는 입까지 벌리고 단잠에 빠져들어 있고, 숟가락을 사용하지 않고 수프를 그릇째 들이켜는 소년은 아버지 같은 이에게 한 소리를 듣고 있으며, 그 옆의 여인이 이 광경을 보면서 웃고 있다.
그렇다고 놀고먹는 모습만 있는 것은 아니고, 달콤한 휴식과 밀접하게 결부된 노동이 더 많은 범위에 드러나 있다. 황금빛 밀밭을 배경으로 그림 왼편 앞쪽에는 열심히 낫을 휘두르며 일하는 농부들이 보인다. 쉬는 사람들 바로 뒤에도 허리를 깊이 굽혀 사과를 줍고, 볏짚을 정리하는 이들이 있다. 키보다 높은 밀밭 사이로 만든 길에는 멀리 수레 쪽으로 이미 거둔 작물을 들고 옮기는 여인들의 모습도 있고, 이쪽으로는 한 남자가 마실 것이 잔뜩 든 항아리를 낑낑대며 들고 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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