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체의 외판 밑에 깔려있던 ‘붉은 색의 무언가’가 노출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은 감(柑) 씨와, 빨간 색 과육(씨를 둘러싼 과일의 살)이 나뭇가지 뭉치와 함께 나왔습니다. 한눈에 봐도 곶감 꾸러미가 틀림없었습니다.”
12~13세기 고려시대 선박인 대부도2호선 발굴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곶감꾸러미. 감씨와 붉은 색의 과육이 800년전의 모습 그대로 노출되고 있다. 나뭇가지 뭉치와 함께 나뭇가지를 묶은 것으로 보이는 초본류가 확인됐다.|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그것이 ‘수중발굴의 미학’이라 할 수 있다. 동·식물 등 생명체를 이루고 있는 유기물은 공기중에 노출되면 썩어 사라지고 만다. 그러나 공기가 통하지 않는 수중의 개흙에서는 훨씬 오래 간다. 곶감도 그렇게 800년 가까이 처음 모습 그대로 남아있을 수 있었다. 배의 침몰과 함께 유실되었다면 금방 물고기 먹잇감이 되었을 것이다. 곶감이 출수된 대부도 2호선이 확인된 경기 안산 대부도 갯벌. 시화호와 해변도로 조성으로 갯벌이 깎여나가면서 800년전 선박이 노출되었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그중 마도 3호선에서는 청어, 전어, 밴댕이, 조기와 같은 소형 어류 뼈들이 뒤섞여 담겨있는 항아리가 보였다.항아리 안에 된장 같은 장류가 그대로 남아있는 경우가 심심치않게 보인다. 동·식물 등 생명체를 이루고 있는 유기물은 공기중에 노출되면 썩어 사라지고 만다. 그러나 공기가 통하지 않는 수중의 개흙에서는 훨씬 오래 간다.
국립해양연구소의 현지조사 결과 길이 14m, 폭은 5m 정도되는 ‘한선’로 추정됐다. 맞다면 국내 바다에서 확인된 17번째 고선박으로 기록될 것이다. 연구소측은 오는 26일부터 정식 발굴조사 작업을 벌일 예정이다.총 11차례의 인양결과 도자기와 자단목, 선체조각 등 유물은 2만3502점에 달했고, 동전도 800만개가 쏟아져 나왔다. 2007년 주꾸미 한마리가 청자 접시를 발로 끌어안은채 잡히는 덕분에 찾아낸 난파선이 있으니, 그것이 ‘태안선’이다.인양된 유물 2만3815점 중 절대 다수가 고려자기였다. ‘보물선’이라 이름 붙여도 부족함이 없었다. 이후 태안 앞바다에서는 고려시대 침몰선 3척이 잇달아 인양됐다. 세 척의 화물 대부분은 쌀·콩·메밀 등 곡물과 건어물, 젓갈류 등이었다. 태안선이 ‘청자운반선’이라면 마도 1·2·3호선은 먹을거리를 개경으로 옮기던 ‘식량운반선’이었다.
‘한국판 버뮤다 삼각지대’라는 이름과 함께 ‘바닷속 경주’라는 별명까지 얻고 있는 태안 앞바다. 서해안은 조수간만의 차이가 심하고 암초가 많아 해난사고가 빈발했다.|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마도 4호선’은 마도 해역의 확장 조사 중에 확인된 ‘조선시대 조운선’이다. 선체 내부에서 분청사기 150여 점 확인됐다. 제작기법이나 문양 등으로 보아 15세기 초의 작품으로 판단됐다.1403년 6월 29일 설치된 ‘내섬’은 궁궐의 물품을 관리하는 호조 산하의 관청이다. 그런데 10년 후인 1413년 7월16일자는 “전라도 관찰사에게 해마다 사기그릇을 진상하도록 명했다”고 기록했다.
마도 4호선에서 출수된 ‘내섬’명 분청사기와 ‘나주 광흥창’명 목간. 마도 4호선은 15세기초 궁중의 물품을 관장하는 내섬시의 주도 아래 나주에서 서울의 광흥창으로 세금으로 거둔 곡식과 공물을 싣고가는 조운선이었음을 증거해준다.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제공 1451년 5월26일자는 “영산성에서 출발한 조운선이 안흥량에서 풍랑에 휩쓸려 7척이 표몰하고, 4척은 실종됐고, 선원들은 겨우 생존했다”고 전했다. 1455년 9월10일자는 “전라도 조운선 54척이 안흥량에서 파손되어 침몰했거나 실종됐다”고 했다. 탑승인원은 19~20명 정도로 계산할 수 있다. 19세기 전라도 조세책임자였던 조희백의 항해일기인 은 “12척에 승선원 인원이 228명”이라 전했다. 1척당 평균 19명이 탔다는 얘기다.그렇다면 뱃사람들은 숙식을 어떻게 해결했을까. 조운선이든 식량 및 청자운반선이든 기본적으로 화물적재가 우선이었다. 따라서 선창 안은 태반이 화물을 적재하거나 선상용 생활물품을 보관하는 공간으로 사용됐다.
South Africa Latest News, South Africa Headlines
Similar News:You can also read news stories similar to this one that we have collected from other news sources.
“역사 속 큰 사건 말고 평범한 삶의 표정 전하고 싶죠”100여년 전 사진에 컬러를 입히니 그 시절 무명씨들의 삶에 대한 호기심이 솟아나는 ‘마법’이 찾아왔다. 내 인생에 다채로운 색깔이 있는 것처럼 그들의 삶도 ‘컬러풀’했을 텐데, 유튜브 채널 복원왕을 보고서야 그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Read more »
경영난에 82년 역사 서울백병원 폐원 위기…도심 의료공백 우려 | 연합뉴스(서울=연합뉴스) 김병규 김준태 기자=서울 도심에 위치한 서울백병원의 폐원 여부가 조만간 확정되는 가운데, '도심 의료공백'을 우려하는 목소...
Read more »
이재준 수원특례시장 “40년 된 수도권정비계획법, 몸에 맞게 개정해야”이재준 수원특례시장 “40년 된 수도권정비계획법, 몸에 맞게 개정해야”newsvop
Read more »
라방 켠 채 극단선택 BJ임블리, 끝내 사망…'딸들아 미안해' | 중앙일보부천 지역에서 활동하는 BJ들과 음주 방송에 나섰다가 싸움이 일었습니다.\rBJ임블리 임블리 사망
Read more »
생명의 흔적만 남은 수라갯벌... '군산공항, 새만금 2차 가해'생명의 흔적만 남은 수라갯벌... '군산공항, 새만금 2차 가해' 수라갯벌 터전 답사 생명 이경호 기자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