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지리학회장을 지낸 양보경 전 성신여대 총장은 강리도에 대해 '아프리카 대륙이 제 모습을 갖춘 칸티노 세계지도(1502년)보다 100년 앞서 아프리카 대륙을 사실적으로 그린 동양 최고(最古)의 세계지도'라고 말했다. '중국 중심의 지도를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재구성한 것'(『한국의 지도』)이라는 방동인 가톨릭관동대 명예교수의 말처럼 강리도에선 중화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조선인의 인식이 돋보인다. 미야 노리코 교토대 교수는 '강리도에는 13~14세기 광대한 영역을 장악했던 몽골제국의 세계 인식이 투영돼 있다'고 설명했다(『조선이 그린 세계지도』).
1402년 조선이 만든 세계지도에 파리와 로마가 정확히 표시돼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 심지어 아프리카의 해안선과 나일강의 수원까지 자세히 그려져 있으면? 이 모든 궁금증을 한 번에 불식시키는 것이 바로 ‘혼일강리역대국도지도’이다. ‘혼일강리’는 혼연일체의 강역이란 뜻으로 몽골의 세계상을 지칭하며, ‘역대국도’는 역대 국가의 도시라는 의미다.
강리도 하단에 적혀 있는, 참찬 권근이 쓴 발문의 일부다. 이에 따르면 1402년 8월 당대 최고의 권력자인 좌·우의정이 합심해 지도를 만들었다. 강리도의 제작 목적으로 “지도를 보고 지역의 원근을 아는 것은 통치에 도움이 되며, 문밖을 나가지 않고도 천하를 알 수 있어 좋다”고 밝혔다. 훗날 권근은 자신이 쓴 문집에도 비슷한 내용을 담았다. 물론 강리도의 한 가운데엔 중국이 있다. 하지만 강리도에는 권근의 발문과 같이 한반도의 면적이 실제와 비교해 중국보다 3배나 크게 그려져 있다. 아울러 동양 최초로 인도와 아프리카, 유럽의 지리 정보를 담았다. “중국 중심의 지도를 우리나라를 중심으로 재구성한 것”이라는 방동인 가톨릭관동대 명예교수의 말처럼 강리도에선 중화를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는 조선인의 인식이 돋보인다.처음 강리도를 연구하기 시작한 건 일본이다. 강리도의 존재가 제일 먼저 알려진 곳이 1910년 교토에서였기 때문이다. 당시 일본의 지리학자 오가와 다쿠지는 교토 소재 류코쿠 대학에 있던 강리도 사본을 찾아내 모사했다. 류코쿠대는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사원 영지를 내준 것으로 유명한 서본원사가 설립한 대학이다. 이 때문에 학계에서는 강리도가 처음 일본으로 건너간 시기를 임진왜란 때로 본다.강리도의 원본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고, 4개의 사본만 일본에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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