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중앙] 577돌 한글날 특별대담 | 국어학자 전영우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 ‘말의 품격을 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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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은 곧 인격, 나를 낮춰야 마음 얻는다' ■혐오와 폭력을 조장하는 말, 방치하면 사회문제 심화 ■정보의 범람이 오히려 ‘정보 편식’과 ‘탈 진실’ 부추겨 ■진실이나 공정보다 진영 영합주의가 정치 언어 지배 ■‘쓰기’에 치우친 국어 교육, 말하기 중심으로 개선해야 품격의 ‘품(品)’은 입(口)이 세 개 모여 있는 형상이다. 정치권의 극한 대립, 담론의 실종, 혐오범죄의 확산은 말의 품격이 사라진 ‘단절 사회’의 단면이다.한글날 577돌을 맞아 ‘말의 대가’들이 만나 우리말의 품격을 논했다. 이낙연(이하 ‘이’)_ '선생님, 그때 혹시 이런 고민은 안 하셨어요? 스피치를 어떻게 우리말로 바꿀 수 없을까'.

■진실이나 공정보다 진영 영합주의가 정치 언어 지배원로 국어학자 전영우 박사와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만났다. 9월 8일 서울 종로구 이 전 총리 사무실에서 두 사람은 한글날 577돌에 즈음해 ‘말의 품격’에 관해 대담을 나눴다.

전_ “나는 우남 이승만을 꼽습니다. 4·19 때문에 그늘에 가려져 있는데 동포들에게 희망을 불어넣는 연설을 잘했어요. 1940년대 초 국제연맹 방송시설을 통해서 한국이 독립돼야 한다고 주장했어요. ‘곧 희망의 초석이 올 것이다. 여러분은 고국에서 일어나라’고 독려했어요. 우남은 유일하게 ‘스피치 어드바이저’가 있었어요. 로버트 올리버라는 미국 사람이에요. 우리에겐 정치 고문으로 알려져 있는데 본래 스피치 고문이에요. 아마 대통령 중에 유일할 거예요.”전_ “루스벨트 대통령은 연설에 중·고등학생도 이해하는 단어를 썼다고 해요.” 이_ “국회는 항상 공방과 토론이 있기 마련이죠. 때론 싸움도 합니다만, 서로 부정적인 것보다 긍정적으로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제가 총리 때 한 번은 야당 의원으로부터 이런 공격을 받았어요. 한·일 간의 문제에 관해 일본이 우리를 비판할 때 썼던 논리로 비판하는 거예요. 그 경우 보통은 ‘의원님은 한국 대통령보다 일본 총리를 더 믿으십니까’ 이렇게 응수하죠. 하지만 저는 반대로 ‘의원님께서는 한국 대통령보다 일본 총리를 더 믿으시진 않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말했어요. 상대도 상처받지 않으면서 곰곰이 생각해보고 느끼게끔 하는 말이죠.”

이_ “저도 모르는 말이 많아요. 어쩌다 청년 세대가 만든 말을 조금씩 알아가기도 하지만, 제가 좇아가는 속도보다 새로운 말이 나오는 속도가 훨씬 빠르니까 도저히 그 간극을 못 좁히겠어요. 그런 현상이 가져온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다고 생각해요.”이_ “ 탈진실의 시대 흐름도 있을 거고, 정보 과잉 시대에 사람들이 대응하는 방식이기도 할 거예요. 작년부터 올해까지 미국에 있으면서 정치 양극화에 관한 책을 봤어요. 그 원인 중 하나로 ‘매체의 범람’을 지적하더군요. 아버지, 할아버지 세대는 서너 개의 신문과 TV를 보면서 균형 있는 뉴스를 접할 수가 있었는데, 지금은 너무 많다 보니 결국 자기 입맛에 맞는 것만 고르게 되고, 점점 그쪽으로 빠져들어 간다는 거예요. 일종의 ‘정보의 편식 현상’이죠. 또 하나는 SNS의 발달 때문에 모든 사람이 소비자인 동시에 생산자가 된 것이죠. 경쟁적이고 일정한 규칙 없이 마구 뱉는 거예요. 언론처럼 일정한 ‘데스킹’이 없으니 여과 없이 마구 나와요.

전_ “말은 잘하는데 품격이 없는 사람이 많아요. 노자의 〈도덕경〉에 ‘대변약눌’이란 말이 있어요. 말을 잘하는 사람은 말더듬이처럼 보인다는 거예요. 장자는 ‘말 잘하는 것은 말이 없는 것이다’라고 했어요.” 전_ “요새 TV를 보면 출연자들의 말이 너무 빨라서 알아들을 수 없어요. 대개 머리가 빠르고 지적 활동이 왕성한 사람의 말이 빨라요. 그건 말을 진정으로 하는 게 아니에요. 일방적으로 ‘해버리는’ 거예요. 이럴 때 ‘포즈’를 넣으면 좋아요. 그것만 해도 듣기가 편해져요.”전_ “대화에서 중요한 게 그거예요. ‘난널좋아해’ 이거 감정이 없잖아요? ‘난, 널, 좋아해.’ 이게 포즈예요.”이_ “뭐랄까. 좀 더 다듬고 좀 더 절제했으면 좋겠다 싶어요. 면전에서 상처받게 하기보다 집에 가서 곰곰 생각해보니 ‘아, 그렇구나’ 이렇게 느끼게끔 하는 게 어떨까 싶을 때가 있어요. 연설하다 보면 격렬하게 ‘옳소’ 하는 반응을 끌어내는 것도 좋지만, 조용히 머리를 끄덕이게 하는 게 가장 성공적인 말인 것 같아요. 공감하게 하라, 그것이 성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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