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세월호] 제주 생존자가 국가 상대로 싸우는 이유](https://i.headtopics.com/images/2023/9/7/kyunghyang/9150668512045511090515-9150668512045511090515-B4704A10F8315B483E58FD1E16F0B6E4.webp)
소송은 마지막 선택지였다. 제주도에 사는 세월호 생존자 15명이 처음부터 국가배상 소송을 계획...
소송은 마지막 선택지였다. 제주도에 사는 세월호 생존자 15명이 처음부터 국가배상 소송을 계획한 건 아니었다. 국가를 상대로 싸우는 일을 상상할 수 없었다. 자금도, 여력도 없었다. 무엇보다 국가배상 소송을 낸다고 하면 주변에서 들려올 소리가 뻔했다. ‘아직도 세월호 얘기냐’, ‘이미 보상받지 않았냐’…. 세상은 쉽게 손가락질해댔고 그 뻔한 소리에 상처받는 일이 두려웠다.그런데 국가가 2015년 지급한 배상금은 턱없이 부족했다. 참사로 무너져버린 일상을 복구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수준이었다. 누군가는 한평생 운전대를 잡아 온 화물차를 더 타지도 못하게 된 채 매일 밤을 술로 지새웠다. 누군가는 정신질환으로 십여 가지 약을 타는 데만 돈이 줄줄 나갔다. 이들은 최정규 변호사를 만나 2021년 4월 국가배상 소송을 시작했다. 참사 후 7년 만이었다.
당시 배보상의 근거가 된 후유장애 진단서에도 한계가 지적되어 있었다. 소송을 낸 이들의 2015년 진단서에는 “치료가 종결되지 않아 정확한 치료 경과와 예후를 판단하기 어렵다” “피평가자의 증상이 더 호전되지 않고 고정되었다고 판단하는 시점, 즉 외상 후 최소 2년 이상이 경과한 후 판정하는 것이 원칙이나 현시점은 외상 후 1년2개월이 지난 시점으로 적절치 못하다”는 내용이 담겼다.배보상 심의위원회는 생존자들에게 ‘피해 입증’을 엄격하게 요구하기도 했다. 화물차 기사였던 강봉길씨는 참사로 잃은 화물차 가격에도 못 미치는 배상금을 받았다. 정부는 화물차에 부수적으로 들어간 비용과 강씨의 평소 일당 등을 입증하라고 했다. 불가능한 요구였다. 그런데도 당장 일을 하지 못해 생활고가 걱정이던 강씨는 어쩔 수 없이 정부가 제시한 배보상안을 그대로 받아들였다.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는 ‘4·16 세월호참사 종합보고서’에서 배·보상 과정의 문제점을 공식적으로 지적했다. 보고서는 “세월호피해지원법 제1조는 법 제정 목적을 ‘신속한 피해규제’로 규정했는데, 실제 과정은 신속한 처리를 위해 피해자들의 의견 반영 절차를 보장하지 않는 등 불공정하고 일방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고 짚었다.또 당시 국정원이 배상 프레임으로 유가족들 사이에 개입하려 했다고 지적했다. 2015년 2월 세월호피해지원법이 통과된 후 유가족이 결집할 조짐이 보이자, 국정원은 세월호 국면을 종결시키려면 하루빨리 유가족 등이 배보상을 받는 것이 관건이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보고서에는 “국정원은 국가 대상 손해배상 소송이 세월호 국면을 장기화할 것이라고 봤다. 유가족들이 배보상을 받게 해 소송에 동참할 수 없도록 유도했다”는 내용이 담겼다.정부는 재판에서도 종전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심지어 세월호피해지원법 시행령이 규정한 배상금 지급신청 서식에는 ‘4·16 세월호참사에 관해 어떠한 방식으로도 일체 이의를 제기하지 않을 것을 서약한다’는 문구가 담겼다. 사참위는 “이러한 이의제기 금지 규정은 세월호 참사 피해자들에게 심리적 압박을 가해 배보상 절차를 신속하게 종결시키고자 한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다”고 했다. 헌법재판소는 2017년 이 문구가 헌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South Africa Latest News, South Africa Headlines
Similar News:You can also read news stories similar to this one that we have collected from other news sources.
![[여전히, 세월호] 켜켜이 스며든 4월의 트라우마, “두려운 바다” 언제까지 계속될까](https://i.headtopics.com/images/2023/9/7/kyunghyang/9150668512045511552270-9150668512045511552270-9049FAF292303306DDB3E802C5145954.webp?w=640)
[여전히, 세월호] 켜켜이 스며든 4월의 트라우마, “두려운 바다” 언제까지 계속될까제주도에 세월호 생존자들이 있다. 정년퇴직 후 새 삶을 꿈꾸던 부부, 평소처럼 동료와 화물차에...
Read more »
“기후위기든 전쟁이든 관심없어…‘독일의 이익’ 따라 정치할 것”이유 있는 유럽 ‘독일을 위한 대안’(AfD) 원내부대표 인터뷰
Read more »
독일에서 우리나라의 지방을 생각하다[독일] 작은 도시들이 유난히 아름답게 느껴진 이유
Read more »
파나마 국가대표 축구선수, 괴한 총격으로 사망중미 파나마 축구 국가 대표팀 수비수가 괴한의 총격을 받...
Read more »
‘돈없어 흔들린’ 천원의 아침밥…대학생 밥먹이기, 팔 걷어 붙인다지자체, 조례통과에 추경까 강원도 ‘아침식사 지원 조례안’ 대학 신규참여에 식수도 늘듯 제주 충북 경기 등도 동참대열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