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 '꺾이지 않는 마음', 아무도 말한 적 없다? SBS뉴스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 이 단어는 이길 가능성이 희박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는 마음가짐을 뜻합니다. 축구 대표팀 이전에 올해 롤드컵에서 우승한 한국팀 DRX에서 이 단어가 유래됐습니다. DRX의 김혁규 선수가 인터뷰에서 처음 이 말을 한 것처럼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이 단어를 사용하진 않았습니다.
왜 중요한데? DRX팀과 축구 대표팀 모두 데이터로 봤을 때 승리할 가능성이 낮은 팀이었습니다. 약체팀이 강팀을 이기는 '업셋'을 이뤄냈을 때 사람들은 희열을 느낍니다. DRX의 경우 지난해 국내 10개 롤 프로팀들 중 10위로 서머 시즌을 마무리했습니다. 국내 꼴찌팀이 1년 만에 밑에서부터 강팀들을 차례로 이겨내고 세계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팬들은 환호했습니다. FIFA 랭킹 28위인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1무 1패로 탈락 위기에 몰린 상황에서 랭킹 9위의 포르투갈을 이기면서 '꺾이지 않는 마음'은 국민들의 마음에 꽂혔습니다.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구호가 단지 정신승리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감동으로 다가온 이유는 결국 목표를 이뤄냈기 때문이기도 합니다.'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라는 말을 처음 한 것으로 알려진 DRX팀의 김혁규 선수는 실제로는 이런 말을 하진 않았습니다.
'꺾이지 않는 마음'의 주인공 김혁규 선수는 게임계에서 이미 전설이 된 이상혁 선수와 결승전에서 만났습니다. 2013년 이후 이미 롤드컵 3회 우승을 거쳐 수백억대의 연봉을 제안받은 것으로 알려진 이상혁 선수가 모차르트였다면, 2014년 이후 롤드컵 4강, 8강에 그쳤던 김혁규 선수는 살리에리에 비교할 수 있습니다. 둘은 같은 고등학교 동창으로 데뷔도 비슷했지만, 한 명은 최다 우승의 꽃길을 걸었고 한 명은 비교적 험한 흙길을 걸어오다 이번 결승에서 만난 겁니다. 데뷔 10년 만에 '노력하는 살리에리'가 '천재 모차르트'를 이기는 모습, 꼴찌팀 DRX가 전설의 T1팀을 이기는 장면에서 팬들에게는 '꺾이지 않는 마음' 단어가 각인됐습니다.
한 걸음 더 실제와 다른 사실, 있지 않았던 사실을 사람들이 착각해 실제 있었던 것처럼 믿는 것을 '만델라 효과'라고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이 감옥에서 숨졌다고 잘못 기억하는 현상에서 따왔습니다. 사람들이 잘 알고 있는 명언이지만 알고 보면 실제로 하지 않았거나 내용이 조금 다른 경우도 이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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