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랑카 르포] '대통령 믿을 수 없다…진짜 물러날때까지 안 떠나'
시민들이 점령한 스리랑카 대통령 집무실 박의래 특파원="우리는 대통령을 믿을 수 없다. 대통령이 정말 사임하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다. 하지만 그전까진 여기에 남아 있을 것이다. 우리는 라자팍사 가문을 믿을 수 없다."지난 9일 반정부 시위대는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 등을 점령했고 고타바야 대통령은 결국 오는 13일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하지만 시위대는 고타바야 대통령이 실제 사임을 해야 시위는 끝날 것이라며 여전히 대통령 집무실을 점령한 채"고 홈 고타"를 외치고 있었다. 집무실 인근 갈레 페이스 광장에는 지난 4월부터 점령하고 있는 수십 개의 시위대 텐트들로 가득했다.대통령 집무실이 대통령의 완전한 퇴진을 끝까지 지켜내겠다는 성난 시위대의 무대라면 이곳에서 500m 정도 떨어진 대통령 관저는 마치 관광지 같은 풍경이었다.
고타바야 대통령이 떠나고 시민들이 차지한 대통령 관저를 구경하러 온 입장객들로 긴 줄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질서를 지켜가며 침실과 정원, 수영장 등을 구경하면서 함께 온 가족, 친구들과 웃으며 기념 촬영을 했다.시위대가 집무실과 관저를 점령하기 직전에 피신한 뒤 퇴임 의사를 밝힌 고타바야 대통령은 현재 스리랑카 해역의 해군 함정에 머무는 것으로 전해졌다.스리랑카에서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를 점령하는 격렬한 시위가 발생한 배경은 1948년 독립 이후 최악의 상황인 경제난에 있다.2018년 44억달러에 달했던 관광 수입이 지난해 2억6천만달러로 추락했다.수년 전부터 중국과 일대일로 프로젝트를 벌이다 빚더미에 올라 가뜩이나 돈이 없는 상태에서 위기가 엎친데 덮친 형국으로 발생하면서 나라 곳간이 텅 비었다.이 와중에 정부는 민생을 살리겠다며 돈을 찍어내고 감세 정책을 폈고, 일부 품목들의 수입을 제한했다.6월 콜롬보의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54.6% 치솟았다.
콜롬보 시내 골피티 마켓에서 만난 상인 찬드라씨는"작년 이맘때는 오렌지 가격이 1㎏에 450 스리랑카 루피였는데 지금은 1천600 스리랑카 루피까지 올랐다"며"달러가 없으니 모든 물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이날 콜롬보의 관문인 반다라나이케 국제공항에서는 개인 차량이나 호텔과 여행사가 제공하는 차량을 이용하지 않고는 콜롬보 시내로 들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휘발유를 구하기 어려워 콜롬보 시내버스도 간간이 운행되고 있고, 도로에 차량도 크게 줄어든 상태였다. 박의래 특파원=11일 스리랑카 콜롬보 시내 한 주유소에 앞에 기름을 얻기 위한 차들로 긴 줄이 이뤄져 있다. 2022.7.11 [email protected]한 운전자는 그나마 이 주유소는 하루에 한 번 인도에서 휘발유 탱크가 들어와 기다리면 기름을 얻을 수 있다며"지난번에는 2박 3일을 기다려 휘발유를 샀는데 이번에는 얼마나 기다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후 정권이 바뀌었지만, 그의 동생 고타바야 라자팍사가 2019년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부활했고, 형인 마힌다 전 대통령을 총리에 앉히는 등 주요 요직을 라자팍사 가문 출신으로 완전히 채웠다. 박의래 특파원=11일 스리랑카 콜롬보에 있는 대통령 관저 앞 정문에 고타바야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낙서들로 가득하다. 2022.7.11 [email protected] 고타바야 대통령이 사임 의사를 밝힌 현재 각 정당은 마힌다 야파 아베이와르데나 국회의장을 임시 대통령으로 추대했다. 또 야권 지도자들은 전날 현 정권 퇴진 이후의 정부 구성 방안 등을 협의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합의는 이뤄지지 않아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대통령 퇴임 시위대[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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