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내년 상반기까지 증시 상장 모든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한다고 5...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공매도 제도 관련 브리핑에서 내년 상반기까지 시행되는 공매도 전면금지와 공매도 제도 개선 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한수빈 기자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내년 상반기까지 증시 상장 모든 종목에 대한 공매도를 금지한다고 5일 발표했다. 경제위기 상황이 아닌데 정부가 공매도 전면금지를 내놓는 건 전례가 없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공매도 금지를 주가 부양 수단이자 ‘재원이 들지 않는 복지정책’으로 활용하려는 국민의힘의 압박에 금융당국이 글로벌 시장 원칙과 어긋난 정책을 택한 것이다. 집권여당이 수도권 표심을 얻기 위해 김포의 서울 편입을 졸속 추진하더니 이번엔 개인투자자 표를 얻기 위해 주식시장에까지 포퓰리즘 정책을 동원하는 데 우려를 금할 수 없다. ‘공매도는 세계시장 표준’이라던 금융당국이 입장을 번복하면서 내건 이유는 공매도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최근 글로벌 투자은행들의 대규모 무차입 공매도 적발을 계기로 개인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여당이 편승해 공매도 전면금지를 강하게 밀어붙였고, 결국 금융정책이 정치논리에 무릎을 꿇은 셈이다. 21세기 들어 국내 공매도가 금지된 것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2011년 유럽 재정위기,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등 세 차례다. 시장 붕괴가 우려될 때나 써야 할 비상처방이 1400만 개인투자자들의 표심을 얻기 위해 동원된 것이다.
공매도는 주가가 내릴 것을 예상하고 주식을 빌려 판 뒤 차익을 얻는 투자기법으로, 주가와 기업가치의 괴리인 ‘거품’을 줄이고 시장 신뢰를 높이는 순기능이 있다. 하지만 한국은 코로나19 이후에도 여전히 일부 종목 공매도를 금지하고 있다. 이것이 올 들어 잇따랐던 ‘주가조작’ 사건들의 배경이 된 것도 다 아는 사실이다. 불법 공매도가 문제라면 감독과 처벌을 엄격히 하면 될 일인데 이런 논의는 실종됐다.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는 국제표준과도 맞지 않고 정책 일관성도 없다. 2025년까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선진국 지수 편입을 통해 금융시장이 도약하도록 하겠다는 정부의 ‘30년 숙원’ 계획에도 차질이 우려된다. 한국 주식시장이 저평가되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초래하지 않을지 걱정이다.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열세가 우려되자 국가균형발전이라는 헌법적 가치를 무시한 채 ‘서울확장론’을 띄운 국민의힘은 이제 금융시장 선진화 대신 ‘반짝 주가 띄우기’를 밀어붙였다. 내년 총선까지 포퓰리즘 정책들이 줄줄이 튀어나오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 사회가 나아갈 울림 있는 가치를 제시해 유권자의 판단을 구하기보다는 정치적 이해득실만 따지는 민원성 선거전략만 내놓고 있으니 유감천만이다. 전 정부를 포퓰리즘 정권이라고 그토록 비판하며 집권했다면 그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할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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