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셋 코리아] ‘정치 입맛’따라 재단하는 내부고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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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 코리아] ‘정치 입맛’따라 재단하는 내부고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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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채수근 해병대 1사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과정에서 ‘윗선’의 외압 의혹을 폭로한 박정훈 대령(전 해병대 수사단장)을 바라보는 여야의 입장 차이는 이렇게 상반된다. 2018년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기재부의 KT&G 사장 인사 개입 의혹과 4조원 규모의 적자 국채 발행의 문제점을 폭로했을 때도, 2020년 당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아들 ‘군 휴가 미복귀’ 의혹을 당직 사병이 제기했을 때도 민주당 인사들은 이들을 ‘사기꾼’으로 몰고, ‘철부지의 불장난’으로 매도했다. 이처럼 여야가 자기 입맛에 따라 야당일 때는 여당에 비판적인 폭로가 나오면 앞장서 옹호하고, 여당일 때는 원색적으로 비난한다.

“삼류 정치인 흉내를 내고 있다.” “박 대령이 정치를 생각하지 않고선 저렇게까지 나설 이유가 없다.” 이것은 여당 측 시각이다. “항명 혐의까지 뒤집어씌워 진실을 가리려 한 윤석열 정권이 공정과 정의를 말할 수 있는가”라고 지적한 것은 야당이다. 고 채수근 해병대 1사단 상병 순직 사건 수사 과정에서 ‘윗선’의 외압 의혹을 폭로한 박정훈 대령을 바라보는 여야의 입장 차이는 이렇게 상반된다.지난 5월 대법원 유죄 판결로 구청장직을 상실한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 수사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2018년 말 당시 여당이던 민주당과 청와대는 “궁지에 몰린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울물을 온통 흐리고 있다”라고 비난했다. 반면 당시 야당이던 자유한국당은 정권의 부도덕성을 알린 공익제보로 인정했다. 2020년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공천하고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강서구청장으로 공천했다.

이처럼 여야가 자기 입맛에 따라 야당일 때는 여당에 비판적인 폭로가 나오면 앞장서 옹호하고, 여당일 때는 원색적으로 비난한다. 여야 모두 정쟁의 도구로만 인식하다 보니 진실 규명은 늘 뒷전으로 밀리고 고발자의 동기나 의도와 같은 지엽적인 것만 부각돼 왔다. 내부 고발자는 법에 따른 신분 보장을 통해 원래 자리에서 계속 근무하더라도 ‘왕따’를 당하거나 승진 등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 그 과정에서 정신적 스트레스 등으로 결국 본인 스스로 사직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공기업체 대상 263억원 납품 비리 고발자에게 11억원의 보상금이 지급된 사례가 있지만 몇몇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 보상금은 연봉에도 못 미치는 것이 일반적이다.

불이익을 받으면 국민권익위원회에 알리고 권익위는 조사를 통해 내부고발자의 요구 사항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면 기관장에게 적절한 조치를 요구할 수 있고, 해당 기관은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이를 따라야 한다. 그러나 권익위의 결정을 그대로 따르지 않고 행정소송 제기 등으로 이어지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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