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목욕재개' 주혁씨도, '싹싹한 하겸씨'도 시설에 남겨진 이유

South Africa News News

[르포]'목욕재개' 주혁씨도, '싹싹한 하겸씨'도 시설에 남겨진 이유
South Africa Latest News,South Africa Headlines
  • 📰 nocutnews
  • ⏱ Reading Time:
  • 45 sec. here
  • 2 min. at publisher
  • 📊 Quality Score:
  • News: 21%
  • Publisher: 51%

누구보다도 시설을 떠나 자립하고 싶은 하겸씨지만, 누구도 시설을 떠나겠냐고 묻지 않았다.

시설에 갇혀 아무도 찾지 않는 장애인들에게 '퇴소'는 꿈 같은 얘기다. 최소한의 위생과 욕구만 채울 수 있는 시설에서 삶의 주도권은 잃어가고, 시설 밖 세상에 두 발을 딛고 자립할 기회는 점점 요원해진다. 기자는 수도권의 한 장애인 거주시설에서 신분을 숨긴 채 근무하며 시설 속 현장을 취재했다.오전 9시쯤, 결국 소동이 일어났다."주혁씨 안돼요!" 유독 덩치가 큰 주혁씨는 김건호 생활지도교사가 들고 있던 빨간 목욕 바구니를 달라며 갑자기 떼를 썼다. 말리는 교사와 서로 팔을 붙잡고 옥신각신하며 어느새 '몸싸움'까지 벌이던 주혁씨는 곧 엉덩이부터 바닥에 넘어졌다. 주혁씨를 말리느라 온몸이 땀 범벅이 된 김 교사는 거친 숨을 다스릴 틈도 없이 방바닥에 흘린 물기부터 닦으러 정신없이 뛰었다.2시간쯤 지났을까."나도 목욕할래요!" 결국 김 교사는 주혁씨에게 두 손을 들었다.

시설에 사는 거주인들은 매번 외출을 반긴다. 외출할 때면 기뻐서 박수를 치거나, 환하게 웃다가 침을 흘리기도 한다. 자신의 방도 아닌 복도 끝에서 잠을 청하는 세훈씨도 외부 문화활동을 나갈 때만은 얼굴이 맑아진다.일부 거주인은 대화하기 어려워 외부활동이 왜 좋은지 묻는 기자의 질문에 명확한 답은 주지 않았다. 다만 외출을 얘기할 때마다 보이는 그들의 환한 웃음과 손짓, 몸짓마다 외출이 이들의 삶에 단비라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했다.10여년째 시설에서 살아온 50대 하겸씨에게는 휴대전화가 바깥 세상과 만나는 해방구다.유튜브 채널에서 관심 영상을 찾아보고, 노래를 틀고 따라 부른다. 말투가 어눌해 알아듣기는 어렵지만 교사들에게도 끊임없이 대화도 시도한다. 교사를 도와 다른 거주인들의 돌발행동을 함께 막거나 이불을 대신 정리해주며 남을 돕는 사회성을 발휘하기도 한다.

턱없이 부족한 외부활동에 거주인들은 시설에서 나가는 날만 기다리지만, 교사들을 탓하기는 어려웠다. 바깥 세상에서 거주인들을 위한 문화활동을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일손도 부족한데 거주 장애인들에게 '맞춤형 활동'을 제공하기 어려운 현실이다.일부 교사들은 탈시설 주장을 반대했다. 그나마 비용이 적게 드는 시설조차 예산난과 인력난을 겪는데, 열악한 정부 지원과 부족한 사회복지 인력을 감안하면 차라리 시설부터 적극 투자해야 한다는 주장이다.반면 시설을 떠나 사회 속에서 장애인들이 지낼 수 있어야 한다는 신념을 가진 생활지도교사도 있었다. '인권'을 비용으로만 계산하기 전에, 사회에서 장애인을 격리하지 않고 지역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립하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기자가 근무한 시설에서는 지난해 1년 동안 거주인 2명만이 시설 밖으로 빠져나왔다.

We have summarized this news so that you can read it quickly. If you are interested in the news, you can read the full text here. Read more:

nocutnews /  🏆 18. in KR

South Africa Latest News, South Africa Headlines

Similar News:You can also read news stories similar to this one that we have collected from other news sources.

송영길 빨리 귀국하란 민주당…윤관석·이성만엔 침묵, 왜 | 중앙일보송영길 빨리 귀국하란 민주당…윤관석·이성만엔 침묵, 왜 | 중앙일보'두 의원은 일단 지켜주자는 방침'\r송영길 윤관석 이성만 민주당
Read more »

[르포]'젊은 세입자들, 날벼락'…동탄 전세사기 오피스텔 가보니[르포]'젊은 세입자들, 날벼락'…동탄 전세사기 오피스텔 가보니30대 A씨는 '(임대인이) 전셋값이 너무 떨어져서 세금 낼 여력이 없어 집은 이미 법원에 넘어갔으니 세입자가 인수를 하라'며 갑작스러운 집주인의 통보를 받았다. 전세사기 깡통전세 오피스텔 보증금 역전세 파산 중개사무소
Read more »

[르포]'첫 자취방인데'…동탄 '전세금 피해' 임차인들 불안 호소 | 연합뉴스[르포]'첫 자취방인데'…동탄 '전세금 피해' 임차인들 불안 호소 | 연합뉴스(화성=연합뉴스) 김솔 기자='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취업이 돼 기쁜 마음으로 얻은 첫 자취방인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Read more »



Render Time: 2025-03-04 14:4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