람페두사 비극 10년 지났지만…이주민들 ‘위험한 항해’는 계속
3일 10년 전 람페두사섬 앞바다에서 이주민 500명 이상을 태운 배가 난파한 사고의 생존자와 유가족 등이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해 사고 지점을 찾아 띄운 꽃이 바다에 떠 있다. ‘10월3일 위원회’ 영상 갈무리
비니암이 고향을 떠나 리비아에서 출발하는 ‘위험한 항해’에 나선 것은 사실상 무기한인 군 복무를 벗어나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였다. “징집 전에 도망쳐야 했어요.” 첫째 아들인 그에게는 부모가 있고, 형제가 6명이나 된다. “우리나라에선 마음대로 이동하거나 일을 하기도, 교육을 받기도 어려웠습니다.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탈출하는 것 말곤 선택지가 없었어요.” 미성년자였던 덕에 독일에서 1년 만에 거주 허가를 받았다. 현재는 3년마다 거주 허가를 갱신 중이다. 그는 건설 노동자로 일하면서 고국의 가족에게 돈을 보내고 있다. 2011년 봄 시작된 시리아 내전이 장기화하며 제1차 이주민 위기가 시작되자 2015년 한해에만 무려 100만명이 유럽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그 여파로 유럽 정치의 극우화가 진행됐다. 이탈리아에선 지난해 ‘불법 이민’ 차단을 약속한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집권했고, 독일에서도 반이민 기치를 내건 극우 ‘독일을 위한 대안’의 지지율이 20%를 넘겼다. 애초 반이민 정서가 강했던 동유럽은 물론 극우의 ‘청정지대’로 불려왔던 북유럽에서도 극우 정당이 세력을 크게 키웠다. 이런 가운데 올 들어 이탈리아로 향하는 아프리카 이민자들의 수가 급증하며 유럽에선 ‘2차 난민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0년이란 세월이 흘렀지만, 비극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국제이주기구에 따르면, 2013년 이후 지중해에서 2만8천명에 이르는 이주민이 목숨을 잃었다. 특히 람페두사가 포함된 ‘중부 지중해’ 루트를 밟다 세상을 뜬 이들이 전체 사망자의 대부분인 2만2300여명이다. 올해에도 지중해에서 약 2300명이 죽거나 실종됐다. 유니세프 추정으로 이 가운데 최소 289명이 미성년자다. 지난달 13일 람페두사섬 인근 해역에서 이주민을 태운 보트가 전복돼 생후 다섯달짜리 아기가 익사했고, 16일엔 40명을 태운 보트 위에서 갓난아이가 숨졌다. 4일 이탈리아 최남단 람페두사섬의 파발로로 부두 입구에 “국경이 아닌 사람을 보호하라”라는 벽화가 새겨져 있다. 바다에서 구조된 이주민은 모두 이 부두를 통해 섬으로 들어온다. 람페두사/노지원 특파원
South Africa Latest News, South Africa Headlines
Similar News:You can also read news stories similar to this one that we have collected from other news sources.
“아 옛날이여~” 잘나가던 개발자들 정리해고에 눈물링크드인 직원 668명 해고 테크기업 올해만 20만 명 잘라
Read more »
이러니 BJ 하려고 난리지…‘별풍선’ 덕에 한달에만 34억 터졌다아프리카TV 매출중 ‘별풍선’ 비중 압도적 걸그룹 ‘글램’ 출신 김시원, 올해만 24억
Read more »
軍 '北, 하마스에 무기·전술 전수 휴일 기습남침 가능성 철저 대비'합참 '북한제 122㎜ 방사포탄이스라엘 국경 인근서 발견하마스 전술, 北과 매우 유사한미, 北이상징후 철저 감시'
Read more »
‘과로’ 중 숨진 쿠팡 택배기사…중대재해법 적용될까지난 13일 택배기사 박아무개씨가 쿠팡 물품을 배송하다 ‘과로로 숨졌다’는 논란이 불거지자,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CLS·씨엘...
Read more »
큐브엔터 ‘(여자)아이들’, 약 2만1000여명 관객 동원…마카오 공연 성료中 마카오 ‘갤럭시 아레나’ 입성…현지 관객 열광 서울→아시아→미주→유럽→아시아, 월드 투어 순항
Read more »
가짜뉴스에 혼쭐나는 X, 이번엔 아동착취물 관리 소홀로 벌금호주 온라인안전국, 5억원 벌금 부과 유럽 가짜뉴스 규제법 첫 조사대상에도 올라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