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7일은 금요일이었습니다. 주말을 앞둔 금요일 밤, 전라남도 화순군 춘향정수장에서 40대 남성이 숨졌습니다. 수리를 위해 들어갔던 맨홀 아래 밀폐공간에서 유독가스에 중독된 겁니다. 신고를 받은 소방이
아내와 초등학교 1학년 딸까지 세 가족의 가장인 고인이 숨지고, 구조대원들을 포함해 6명이 유독가스에 중독된 그 날 밤을 재구성해봤습니다.고인은 전남 화순군에 있는 한 보수 업체 사무직이었습니다. 평소 작업에 필요한 서류를 담당하던 고인이 왜 맨홀에 직접 들어갔을까요? 취재진이 만난 업체 대표는 그날 일을 이렇게 설명합니다.맨홀 작업을 담당하던 배관공들은 모두 퇴근한 뒤였습니다. 사무실에는 남은 건 고인과 일용직 직원인 김 씨뿐이었습니다. 고인은 현장 일을 해본 적 없고, 김 씨 역시 혼자서 현장을 살필 기술은 없습니다. 하지만 '물만 퍼내는 간단한 작업'이란 말에 정수장에 갔습니다. 맨홀 아래 내려가야 하는 줄 몰랐으니, 당연히 송풍기와 가스측정기, 산소호흡기 같은 장비는 챙기지 않았습니다.7시쯤 두 사람이 정수장에 도착했을 때, '급하다' 전화했던 군청 직원은 현장에 없었습니다. 청원경찰 2명이 전부였습니다.
이렇게 원칙 하나가 무시됐습니다. 그렇다고 작업을 안 할 수 없는 두 사람은 배수펌프로 맨홀에 찬 물을 빼기 시작합니다. 수위가 낮아지자, 어느 순간 펌프에 달린 호스가 물에 닿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배수펌프를 맨홀 안에 집어넣었습니다.이게 화근이었습니다. 펌프가 작동하며 나온 일산화탄소가 밀폐공간에 맨홀 안에 고였습니다. 이걸 알고 제지할 사람은 현장에 없었습니다. 심지어 1시간쯤 지나 배수관이 드러난 뒤, 김 씨가 맨홀 아래 들어갑니다.김 씨는 곧 정신을 잃었습니다. 그러자 고인은 청원 경찰에게 '신고해달라'고 하고, 뒤따라 들어갔습니다. 신고한 뒤 청원경찰도 들어갔습니다. 세 사람은 일산화탄소가 가득한 맨홀 아래 고립됐습니다.'춘양 정수장 작업자가 물에 빠졌다'는 첫 신고가 밤 8시 37분 소방에 접수됩니다. 이어서 '과호흡이 오고 있다' '정수장 내 밸브에 앉혀 있는데 호흡이 불안정하다'는 추가신고가 들어왔습니다.
맨홀 사고 대응절차를 지키지 않고 안전장비도 없이 직원을 투입했습니다. 2년 5개월 차 신입에게 현장지휘를 맡긴 점, 유해가스 존재를 인지한 뒤 환기를 위해 투입했어야 할 공기통 수량을 잘못 계산한 점 등이 지적됐습니다. 그 결과, 구조 대상인 고인이 숨졌을 뿐만 아니라 구조대원들도 자칫 목숨을 잃을 뻔했다는 겁니다.정수장 안전관리 책임이 있는 화순군청 관계자들은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화순군청 상하수도사업소 직원 3명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됐고, 구복규 화순군수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고용노동부에서 조사받고 있습니다."멍하죠. 머리를 몽둥이로 맞은 것 같았습니다. 그날 초 저녁에 며느리랑 통화했는데 '집에서 저녁을 먹는다'고…"고인의 아버지는 아직도 안 믿긴다고 말했습니다. 가족을 살뜰히 챙겼던 작은 아들이었습니다."빨리 구출만 했어도 이런 상황이 안 벌어졌을 거 아닙니까. 의식 잃은 사람을 1시간 넘게 그 속에다가 뒀어요.
South Africa Latest News, South Africa Headlines
Similar News:You can also read news stories similar to this one that we have collected from other news sources.
5층 깊이 환기구에 빠진 40대…다음날 숨진 채 발견, 무슨 일서울 강남구 길 한복판에서 40대 남성이 지하 5층 깊이의 환기구에 빠져 다음날 숨진 채 발견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15일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후 5시경 경찰과 소방은 역삼역 인근 도로에 나 있는 환기구로 떨어진 남성을 주변 건물 기계식 주차장 지하 5층에서 발견했다. 지난 2014년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판교에서 16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치는 환풍구 추락 사고가 발생한 뒤 환풍구 높이가 2m 미만일 때는 접근 차단 시설을 만들어야 한다는 규칙이 생겼지만, 이번 사고가 발생한 환기구는 2015년 이전에 만들어진 곳이라 규정이 적용되지 않았다.
Read more »
광주서 80대·50대 모녀 숨진 채 발견…빚 문제 고민 유서광주 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80대 어머니와 50대 딸이 숨진 채 발견됐다. 광주북부경찰서는 “16일 새벽 5시37분께 광주광역시...
Read more »
환기구에 떨어진 휴대폰 주우려다 지하 5층 깊이 추락해 숨져역삼역 인근 도로에서 40대 추락…18시간만에 발견
Read more »
[단독] 포항지검 검사 2명, '채 상병' 경찰 이첩 전에 9번 전화7월 31일 해병대 수사결과 발표 전후로 전화 '사건 기록 보여달라' 요구... 또다른 외압 의혹
Read more »
[단독] 포항지청 검사 2명, '채 상병' 경찰 이첩 전에 9번 전화7월 31일 해병대 수사결과 발표 전후로 전화 '사건 기록 보여달라' 요구... 또다른 외압 의혹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