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뒤 역사] 몸은 브라질, 심장은 포르투갈에 묻힌 브라질 초대 황제
[※편집자 주 : '뉴스 뒤 역사'는 주요 국제뉴스의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사건, 장소, 인물, 예술작품 등을 찾아 소개하는 부정기 연재물입니다.]페드루 1세는 포르투갈 왕위 계승권자였음에도 식민지 브라질의 독립운동을 이끌었다. 프랑스 화가 앙리 그레브동 1830년 작 [브라질 황제 박물관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포르투갈 브라간사 왕가의 주앙 왕세자 겸 섭정의 둘째 왕자로 태어난 페드루 1세는 일찍 세상을 떠난 형을 대신해 세 살 때 왕세손으로 책봉됐다. 1807년 전성기 나폴레옹의 프랑스군이 포르투갈 수도 리스본으로 진격해 오자 어린 페드루는 부모를 포함한 왕실 구성원들과 함께 가장 크고 부유한 식민지였던 브라질로 피란해야 했다.페드루는 브라질에서 자라면서 볼테르, 뱅자맹 콩스탕, 에드먼드 버크와 같은 계몽사상가와 입헌군주론자의 사상에 매료됐다. 청년 시절 거리에서 만난 주민들이 존경의 표시로 말 대신 몸으로 자신의 마차를 끌려고 하자 이를 말리면서 했다는 말이 전해진다."신에게나 합당한 숭배를 나에게 표하지 마시오. 내 피나 흑인 노예의 피나 같은 색깔이라오." 이런 일화를 보면 타고난 성품도 인간적이었던 듯하다. 그는 언젠가 왕이 될 신분이었지만 유럽에서 횡행하던 전제적 통치와 그 연장선에 있는 식민지배를 혐오했다.
독립의 대의를 설파하기 위해 지역 방문에 나선 페드루 왕자는 상파울루에서 당시 브라질 수도이자 거주지인 리우데자네이루로 이동하던 중 재상이 보내온 편지를 받았다. 포르투갈 정권을 장악한 코르테스가 즉각적인 그의 귀국을 요구했으며 브라질의 자치를 인정하지 않기로 했다는 소식이 담겨 있었다. 편지 내용을 확인하자마자 그는 말에 탄 채로 브라질 역사에 길이 남는 유명한 연설을 했다고 한다."동지들이여, 포르투갈 코르테스가 우리를 노예로 삼고 박해하려 한다. 오늘부터 우리와 그들의 유대는 끊어졌다. 나의 피와 나의 명예, 나의 신에 맹세코 나는 브라질의 독립을 가져올 것이다. 브라질인들이여, 오늘부터 우리의 좌우명은 이것이다. 독립이 아니면 죽음을!"1922년 9월 브라질 독립 100주년을 맞아 상파울루 이피랑가 강변에 설치된 이 기념비는 '이피랑가의 외침' 연설을 비롯해 브라질 독립의 상징 인물과 사건, 장면 등을 묘사하고 있다.
페드루 1세를 더욱 괴롭게 만든 것은 포르투갈 국내 정치였다. 1826년 3월 부왕 주앙 6세가 세상을 떠나고 페드루 1세는 포르투갈 국왕 자리를 물려받았으나 양쪽 국민이 모두 이를 환영하지 않는다는 것을 잘 알았기에 곧 딸 마리아에게 양위한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야심이 있던 동생 미겔 왕자가 절대군주제를 추구하는 반란 세력과 합세해 왕위를 찬탈했다. 브라질에서 그의 입지도 흔들리고 있었다. 그의 포르투갈 왕족 핏줄을 거론하는 비방이 끊이지 않았고 1831년에는 내각 교체를 둘러싼 정치적 갈등으로 일어난 폭동에 황실 근위대까지 가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페드루 1세는 한밤중에 다섯 살 아들에게 양위하고 바로 그날 새벽 유럽으로 향하는 영국 군함에 몸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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