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 모두 노동계급 강조하며제조업 육성 부흥 강한 의지시장 경쟁력 뒷받침 없이정치 압력으로 개입한다면결국 보호주의로 가게 될 것
결국 보호주의로 가게 될 것 미국 대선이 한창이다. 최근 미국 대선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민주·공화 양당이 모두 전통적인 중산층과 함께 '노동계급'을 국민을 대표하는 정체성으로 내세우고 관련 정책을 공언하고 있다는 점이다. 카멀라 해리스 후보는 젊은 시절 자신과 남편이 맥도날드 햄버거 체인점에서 일했다는 사실을 선거전에 활용하고 있다. 2016년 도널드 트럼프의 승리에도 이른바 경합주 백인 남성 노동자들의 지지가 결정적이었다고 한다.
미국 대선에서 노동계급에 대한 강조는 미국의 제조업을 육성하고 부흥시키겠다는 공약으로 연결된다. 양당은 입을 모아 제조업을 부흥시키고 제조업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공언한다. 세계화, 자유무역, 해외 투자의 시대에 중국 등 외국에 빼앗긴 제조업 일자리를 되찾아 오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경제안보라는 또 다른 명분도 개입한다. 반도체, 배터리, AI, 바이오와 같은 전략적 미래 산업의 주도권을 중국에 넘길 수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의 2022년 제조업 부가가치 생산액은 미국의 두 배에 가까울 뿐 아니라 G7 전체의 제조업 규모와 맞먹는다. 미국의 국방비가 세계 국방비의 37.5%를 차지한다면, 중국의 제조업은 세계 제조업의 31.6%를 차지한다. 미국이 불안할 법도 하다.
그동안에도 일자리 창출과 경제안보를 명분으로 미국은 반도체과학법이나 인플레이션 감축법 등 강력한 산업정책을 도입해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의 미국 내 생산을 유도해왔다. 이번 대선 캠페인을 통해 더 많은 제조업 육성 공약이 제시될 것이다. 문제는 과연 이렇게 해서 미국이 제조업을 부활시키는 데 성공할 수 있을 것이냐이다. 거대 시장과 첨단 기술을 갖추고 있고 정부가 강력하게 밀어주니 성공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이미 한번 잃었던 경쟁력을 정부가 나서서 되살리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있다. 이는 미국에 대규모 생산설비를 짓고 있는 당사자인 우리에게도 중요한 질문이다. 당장 공장을 짓는 단계에서의 건설원가 경쟁력부터 다 짓고 나서 거기서 일할 숙련 인력을 구하는 데까지 어려움이 첩첩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제조업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 정치권이 제조업 부흥에 본격적으로 나선 이후에도 장기적 하락세가 멈추지 않고 있다. 국내총생산에서 제조업 부가가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1분기 11.0%에서 2024년 1분기 10.1%로 계속 줄어들었다. 제조업 일자리도 코로나19 직전 1282만개에서 올해 7월 1295만개로 찔끔 늘었을 뿐이다. 국내 정치나 대외 전략이 경제적 결정에 개입하면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성과를 내기 어렵다. 당장은 각종 보조금과 외교적 압력을 활용해 투자를 유치하고 공장을 지을 수 있겠지만 거기서 나오는 제품이 경쟁력을 갖느냐는 또 다른 문제다. 시장의 경쟁력으로 뒷받침되지 않는 국내적 제조업 육성은 필연적으로 대외적 보호주의를 불러온다. 정부가 투자를 유치해 지은 공장이 계속 살아서 돌아가야 한다는 또 다른 정치적·경제적 압력이 생기기 때문이다. 모든 수입품에 10%의 관세를 매기겠다는 공약이 튀어나오는 것도 그런 맥락이다. 지난 5월 미국 무역대표부가 387개 중국 품목에 관세를 부과할 때는 아예 '미국이 최근에 대규모 투자를 한 업종'을 관세 부과 대상으로 삼았다고 밝힌 바 있다. 더 이상 노골적일 수 없는 보호주의적 발상이다. 미국 대선의 제조업 바람이 대선 후에는 세계적인 보호주의 태풍으로 연결될까 걱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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