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의 말이 쏟아지지만, 상대를 향한 ‘분노의 막말’과 실체 없이 텅 빈 ...
총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의 말이 쏟아지지만, 상대를 향한 ‘분노의 막말’과 실체 없이 텅 빈 ‘좋은 말’들은 유권자들의 귀에 가 닿지 못한다. 강상구 노회찬정치학교 교장은 “ 일종의 ‘매운맛’ 중독이다. 그런 말들이 쌓이고 쌓여 물리적인 폭력으로까지 연결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노회찬의 말’이 있던 시기에는 막말의 바다 속에서도 사람들이 바라볼 수 있는 ‘부표’ 같은 게 있었다. 지금은 그게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강 교장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말해 논란이 된 ‘동료 시민’에 대해서는 “좋은 의미의 말이 ‘한동훈’이라는 메신저에서 나오자 사람들이 색안경을 끼고 볼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며 “그 색안경은 사람들이 알아서 낀 게 아니라 한 위원장이 나눠준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좋은 말’의 의미가 정치인의 삶의 궤적과 일치할 때만 그 말에도 힘이 생긴다는 뜻이다.
-노회찬 의원은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국면에서 치러진 17대 총선을 앞두고 방송사 토론에 나서면서 대중에게 각인됐다. 양당체제를 비판하며 ‘50년 동안 똑같은 판에다 삼겹살 구워 먹으면 고기가 시커메집니다. 판을 갈 때가 왔습니다’라고 말한 일은 지금도 유명하다. ‘판갈이론’은 이전부터 있었는데, 유독 노 의원의 말이 큰 화제가 됐던 이유는 뭘까. “‘삼겹살 불판’은 ‘정치치제를 바꾸자’는 말이다. 어려운 말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일상에서 쓰는 말들도 아니었다. 노 의원이 ‘삼겹살 불판’이라는 친숙한 재료를 사용해 메시지를 담아냈기에 화제가 될 수 있었다고 본다. 물론 비유 자체의 신선함만으로 사람들이 그렇게 오래 기억하지는 않는다. 철학이 없는 비유는 잠깐 나타났다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당시 노 의원은 ‘삼겹살 불판’만이 아니라 국민의 시선, 사회적 약자들의 시선에서 새로운 논리, 신선한 비유·풍자 등을 종합적으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노 의원은 ‘TV 보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이 정치의 주인이다’라는 메시지를 주었다. 예를 들면 당시 법원은 2002년 한나라당이 LG그룹으로부터 150억원이 실린 2.5t 탑차를 불법 정치자금으로 받은, 일명 ‘차떼기’ 사건 판결에서 재벌 총수, 국회의원의 형을 감경해줬다. 노 의원은 이에 대해 ‘국회의원은 3선 의원이므로 형을 낮춘다. 한국경제에 오랫동안 이바지한 바가 크므로 낮춘다.
“‘노회찬의 말’이 있던 시기에는 막말의 바다 속에서도 사람들이 바라볼 수 있는 ‘부표’ 같은 게 있었다. 정치인의 말이 정쟁의 도구가 된 상황에서 말을 평등의 도구, 풍자의 도구 나아가 약자의 무기로 썼던 노회찬의 말에 주목하는 이유다.”“‘노회찬의 말’의 근원은 ‘약자와 함께하는 철학’이다. 말로만 약자를 위하는 것과 실제 그런 철학을 지니고 사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예를 들어 최근 한동훈 위원장의 ‘동료 시민’이라는 말이 논란이 되고 있다. ‘시민’의 사전적 의미는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정치적 권리를 갖고 있는 주체’다. 만약에 노 의원이 ‘동료 시민’이라는 말을 썼다면 모두 수긍했을 것이다. 한 위원장도 ‘동료 시민’의 뜻을 지식의 수준에서는 이해하고 있겠지만,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은 다르다. 좋은 의미의 말이 ‘한동훈’이라는 메신저에게서 나오자 사람들이 색안경을 끼고 볼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그 색안경은 사람들이 알아서 낀 게 아니라 한 위원장이 나눠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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