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4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대국민 사과와 김건희 여사 대외활동 중단, 대통령실 인적 쇄신, 개각을 통한 국정기조 전환 등을 요구했다. 지난달 22일 윤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알맹이가 부족한 3대 요구안을 제시했다가 그마저 퇴짜
를 맞자, 그 수위를 한꺼번에 최대치로 끌어올린 셈이다.
한 대표는 이날 “국민들이 걱정하는 부분에 대해 대통령이 솔직하고 소상하게 밝히고, 사과를 비롯한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뭔가 감추고 빼고 더하려 하다가,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게 될 것”이라고 했다. 용산 대통령실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의 관계를 두고 계속 말을 바꾸는 행태를 지적한 것으로 보인다. 해명의 주체인 윤 대통령을 겨냥한 말이기도 하다.민주화 이후 대통령 가족 문제나 비자금 사건 등이 터질 때마다 대통령에 대한 대국민 사과 요구가 여러 차례 있었지만, 야당 대표가 아닌 여당 대표가 요구한 전례는 찾기 어렵다.
윤 대통령과 명태균씨 육성 통화녹음에 대한 평가도 에둘러 내놓았다. 한 대표는 “이번 사안의 경우 적어도 지금은 국민께 법리를 앞세울 때가 아니다”라고 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과 유상범 의원 등 대통령 참모와 친윤계를 정면 겨냥한 발언이다. 정 비서실장은 지난 1일 국회 운영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윤 대통령의 공천 지시 의혹을 방어하며 “법적·정치적·상식적으로 문제 될 게 없다”고 단언했다. 검찰 출신 유상범 의원은 “ 2022년 5월9일은 당선자 신분이기 때문에 공무원의 당내 경선 운동을 금지한 공직선거법상 저촉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감쌌다.한 대표는 지난 2일 민주당이 주도한 서울역 집회를 두고 “이재명의 중대범죄 혐의 유죄 판결 이전에 헌정을 중단시켜버리겠다”는 것이라고 맹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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