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세 아들을 키우는 이지혜(39‧서울 강남구)씨도 '아이가 영유에서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이 하는 ‘토플 주니어’를 풀고 있다'며 '미국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들보다 한국 영유 아이들이 영어를 잘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라고 했습니다. 대치동 아이들을 많이 진료하는 김은주 강남세브란스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5~7세 아이 중에 영유 때문에 원형탈모가 생기기도 하고, 레벨테스트에 대한 부담으로 고교생에게서나 생길법한 시험 불안증이 나타나기도 한다'며 '영어 얻으려다 학습에 대한 불안‧공포증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영어유치원은 효과가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엇갈립니다. 누구는 “7세 때 1년간 영유에 다니고 외국인과 대화하더라”며 효과를 증언합니다. 하지만 또 다른 누군가는 “5세부터 3년간 배운 내용을 초등학교 1, 2학년 땐 6개월이면 익힌다”고 반론을 제기하죠. 일찍 시작해 영어를 잘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일 뿐이라는 겁니다.
가장 중요한 건 아이의 성향입니다. 아무리 비싼 학원에 보내도 아이에게 맞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일 테니까요. 그럼 아이의 어떤 점을 살펴봐야 할까요? 우선 아이가 사람들과 어울리는 걸 선호하는 외향형인지, 혼자 조용히 노는 걸 좋아하는 내향형인지 파악해야 합니다. 쉽게 말해 성격유형검사의 ‘E’냐, ‘I’냐죠. 아이의 언어 능력도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영어도 언어입니다. 모국어 습득이 빠르고, 말하기를 좋아하면 그만큼 쉽게 익힐 수 있죠. 양육자의 만족도도 달라지고요. 언어능력이 부족하거나 언어보다 숫자나 과학 등을 좋아하는 남자아이의 경우 아예 일찍 영유에 보내기도 합니다. 5세 때 시작해선 따라가기 어려울 것 같으니 1년 먼저 보내는 겁니다. ‘5세부터 시작한 아이들이 1년 동안 할 수 있는 걸 2년은 해야 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입니다.강사의 자질을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영유는 유치원이 아니라 학원입니다. 그래서 특별한 자격이 없어도 아이들을 가르치는 게 가능하죠. 일반 유치원 교사는 전문대 이상에서 유아교육을 전공하고, 정교사 자격증이 있습니다. 일유 중에서도 국공립 교사의 경우 임용고사도 통과해야 하고요. 올해 서울의 국공립 유치원 교사 임용시험 경쟁률은 68대1이었습니다. 반면에 영유는 그렇지가 않습니다.
돌봄을 얼마나 챙기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나는 보육교사가 아니다’는 생각을 가진 강사가 많거든요. 특히 아이가 기저귀를 떼기 전부터 보낼 계획이라면, 기저귀를 갈아주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만 3세 전부터 다닐 수 있는 영유도 있거든요. 6세 아들을 키우는 임은정씨는 “‘해 준다’는 원장의 말만 믿지 말고, 재원생을 통해 확인하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원장은 “해준다”고 말하지만, 막상 강사들과 협의가 안 된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갈등이 생겨 강사가 영유를 떠나기도 하고요. 그럼 결국 피해를 보는 건 아이죠.Part2 영유, 보낼까 말까 영유에 대한 만족도는 극명하게 갈립니다. “다시 돌아가도 영유를 보내겠다” “빚을 내서라도 보내야 한다”는 사람도 있지만, “아동학대”라는 비판적 목소리도 나옵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양육자 12명 중 중간에 그만둔 사람은 단 2명뿐이었습니다.
아이의 연령에 따라 만족도가 달라지기도 합니다. 양육자 사이에서 비용 대비 효과가 가장 좋은 연령은 6~7세로 통합니다. 고미정씨는 “6세반 레벨테스트에 합격할 정도로 ‘엄마표 영어’를 해줄 자신이 없어서 5세반 때부터 보냈다”며 “사실상 첫 1년 동안은 배운 게 별로 없어 보내도 그만, 안 보내도 그만”이라고 했습니다. 반면에 7세반부터 본격적으로 아이를 영유에 보낸 장도희씨는 영유 신봉자가 됐습니다. 1년 만에 아이가 영어로 자유로운 의사소통이 가능해졌기 때문이죠. 영어 조기교육에 반대했던 그는 이제 주변 사람들에게 영유를 적극 추천합니다. “7세 때는 빚을 내서라도 영유에 보내라”고 말이죠.
반면에 일부 양육자는 영유에서 이뤄지는 수업이 비교육적일 뿐만 아니라 아동학대라고까지 주장합니다. 한국어를 쓸 때 벌점을 주면서 아이들을 관리하는 제도가 대표적이죠. 임은정씨는 아이가 지난해 10월부터 6개월간 다닌 영유에서 겪었던 일을 들려줬습니다. 아이가 수업시간에 자리에서 일어나 돌아다니거나 친구랑 잠깐만 얘기를 나눠도 ‘나쁜 어린이’ 스티커를 줬다고 합니다. 초등학교 교사인 임씨는 “학교였으면 아동학대라고 난리가 났을 일인데, 문제를 제기하는 양육자가 한 명도 없어서 놀랐다”고 했습니다. 영어를 좋아했던 아이는 영유를 다닌 후 영어 거부증이 생겼습니다. 사라졌던 틱 장애는 영어책을 펼칠 때마다 나타났고요.
영유에 적응하지 못하면 자신감을 잃는 것도 문제입니다. 영유에서는 성과 위주로 교육합니다. 벽에 모든 아이의 스티커를 붙인 판을 붙여가면서요. 그래서 잘 따라가지 못하는 아이들은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키웁니다. 이게 아이 성장에 긍정적일 리 없죠. 데이비드 비요크런드 미 애틀랜틱대 교수의 책 『아이들은 왜 느리게 자랄까?』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나옵니다. 아동기는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시기인데, 이게 지능개발에 도움이 된다는 거예요. 새로운 문제를 만났을 때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실패해도 낙담하지 않기 때문이죠. 권정윤 성신여대 유아교육과 교수도 “영유를 다니는 애들은 일찍부터 경쟁에 뛰어든 탓인지 자존감의 한 축인 ‘자아효능감’이 낮다”며 “초등 저학년 때는 남보다 앞설 수 있어도 정서가 불안하면 고학년 때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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