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색 작업복 점퍼를 입는다. 안전화를 신고 각반(바짓단 걸림을 막기 위한 발찌)을 한다. 임대사 로고가 새겨진 흰 안전모를 하고 목장갑을 낀다. 100m 넘나드는 상공을 매일 사다리로 오르는 타워크레인 노동자 옷차림의 전부다. 타워크레인 조종석까지 사다리 타는 데만 짧게는 10분 걸리는 높이다.30년 넘게 타워크레인을 탄 정민호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타워크레인분과위원장은 지난 10일 “현장에 한 번만 와 보고 말하라고 하고 싶다”고 거듭 말했다. “지금 나오는 보도들 보면, 양쪽 확인도 안 하고, 우리에게 ‘왜 돈 뜯어가냐’ 이
남색 작업복 점퍼를 입는다. 안전화를 신고 각반을 한다. 타워크레인 임대사 로고가 새겨진 흰 안전모를 하고 목장갑을 낀다. 100m 넘나드는 상공을 매일 사다리로 오르는 타워크레인 노동자 옷차림의 전부다. 타워크레인 조종석까지 사다리 타는 데만 짧게는 10분 걸리는 높이다.
서울 대림동 민주노총 건설노조 회의실에서 정민호 타워크레인분과위원장과 백순애 조합원을 만나 쏟아지는 언론보도에 가려진 타워크레인 노동 환경을 물었다. 32년차 타워크레인 노동자이자 건설노조 부위원장을 맡았던 백순애 씨는 “ 우리만 잘못인 양 하고 있지만, 건설사들은 뻔히 다 알고 있는 이야기”라고 말했다.정민호 분과위원장은 “타워크레인은 건설현장의 꽃이라고 불렸다”고 했다. 타워크레인은 건설에 필요한 자재를 들어올리고 옮겨다 내려주는 장비다. 자재를 옮겨야 각기 작업이 시작되는 만큼 타워크레인은 건설현장을 움직이는 중심 역할을 한다. 타워크레인 노동자들은 타워크레인 조종석에서 이를 조종한다. “63층이면 63층보다 더 올라야 하는 거고. 제가 가본 최고 높이는 130m예요.” 백순애 씨가 말했다. 그는 현재 서울의 아파트 공사 현장에 출근한다.
‘공구리’는 철근에 콘크리트를 부어 바닥을 만드는 타설 작업을 이른다. 정석대로라면 펌프카가 필요하지만, 업체들은 장비값과 공기를 줄이려 타워크레인 노동자에 주문한다. 현재는 성과금을 지급하며 타워크레인에 맡기는 작업이다.그러다 건설사들이 1990년대 후반 경영악화를 이유로 타워크레인 부서를 해체했다. 타워를 팔았고 타워 노동자들도 소속이 없어졌다. 건설사들은 이후 타워크레인 임대사로부터 기기와 노동자를 ‘빌려’ 쓴다. “당시 크게 고민거리는 없었어요. 정규직에서 임대사로 소속이 바뀌더라도 크게 달라질까 했죠. 어떤 일을 당할지 전혀 몰랐고.” 정민호 분과위원장이 말했다. 비정규직이 없던 시절이었다.
정민호 분과위원장은 성과금을 이유로 지시받은 작업을 하다 타워크레인이 ‘넘어갈’ 뻔했던 적도 있다. “설계도에 없는 아파트 측벽 거푸집을 별도로 제작했는데요. 원래 하나 하나 직접 붙여야 하는데 폭 10m, 높이 3m 넘게 조립한 거죠. 이걸 타워로 들어올리다가, 묶었던 철사가 터져서 떨어진 적이 있어요. 몇 톤짜리가 갑자기 떨어지면 그 반동을 타워가 다 받으면서 앞뒤로 엄청나게 흔들려요. 넘어가는 줄 알았어요.” 백순애 씨는 “최근에도 야근하고, 점심에 일한 이유가 사실은 공기를 단축하기 위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30년 넘게 건설사가 공기를 앞당기려고 해온 걸 노동자의 불법행위로 보고 수사를 하는 거에요. 범죄자로 아예 프레임을 거는 데에 노동자들이 사실 위축도 많이 돼요. 매년 이렇게 범죄자 취급하는 게 있었고. 솔직히 진짜 속상하고 자존심이 상하거든요.”원희룡 장관은 지난 1일 “건설노조는 조폭과 같은 무법지대의 온상”이라고 했다. 경찰은 현재까지 건설노조 사무실 등 17곳을 압수수색했다. 그러나 건설 현장이 어떻게 변했는지를 보면 얘기가 달라진다고 했다. 건설노조가 무법지대였던 건설 노동현장에 질서를 만들어왔다는 것이다.
South Africa Latest News, South Africa Headlines
Similar News:You can also read news stories similar to this one that we have collected from other news sources.
애플페이 내일부터 쓴다…간편결제 전쟁 서막? | 연합뉴스(서울=연합뉴스) 오규진 기자=애플의 근거리무선통신(NFC)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21일 오전부터 우리나라 아이폰 이용자들도 쓸 수 있...
Read more »
“육아휴직 눈치”“일 비중 너무 높아”…일·가정 양립 지원 제도 이용 현실은임금 노동자들은 출산전후휴가, 육아휴직, 가족돌봄 휴직·휴가 등 일·가정 양립 지원제도가 도움이 된다고 평가하면서도 현실적으로 이용하기에는 매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Read more »
'불순한 의도로...' 신동엽이 최악의 빌런으로 꼽은 상사'불순한 의도로...' 신동엽이 최악의 빌런으로 꼽은 상사 오피스빌런 홍현희 이진호 신동엽 손화신 기자
Read more »
'극한직업' 보호관찰관... '혼자서 욕설, 폭행 일삼는 17명 관리''오늘 무사히 넘겼으면 내일이 불안하고. 끝나지 않는 일을 하는 것 같아요'
Read more »
최종건 전 외교차관 “한일관계, 폭탄주로 해결될 정도로 가볍나”최종건 전 외교부 1차관이 한-일 정상회담이 대해 “한-일관계가 그렇게 한 번 두 번의 만찬과 폭탄주로 그렇게 해결될 정도로 가벼운 관계였나”라고 비판했습니다. 한일정상회담 🔽 자세히 읽어보기
Read more »
경기도 꿈의학교는 왜 안 열리고 있을까요?경기도 꿈의학교는 왜 안 열리고 있을까요? 꿈의학교 경기도교육청 이룸학교 김광민 기자
Read mor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