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 잘릴지언정 머리는 못깎아”...결사반대하던 ‘이곳’ 100년후 한류명소 대변신 [서울지리지]

글로벌 핫플로 떠오른 명동 변천사 100년

“외관을 정제하고, 대개는 꿇어앉아서 사서오경을 비롯한 수많은 유교 전적을 얼음에 박 밀 듯이 백 번이고 천 번이고 내리 외는 것이 날마다 그의 과업이다. 이런 친구들은 집안 살림살이와는 아랑곳없다.”

남촌은 충무로, 명동, 저동을 중심으로 회현동, 주자동, 남산동, 예장동, 필동 등을 포괄한다. 오늘날 ‘명동’으로 불리는 지역이다. 명동이라는 명칭은 조선시대 명례방에서 유래했다. 사실, 지대가 높은 남산골은 도성이 한눈에 조망돼 여러 걸출한 가문이 터전을 잡기도 했다. 정조때 명신으로 이조판서, 양관 대제학을 한 홍양호가 진고개 주민이었다. 그의 문집 은 “남산 아래에 진고개가 있다. … 내가 고갯마루에 집을 짓고 이와라 이름하였다”고 했다. 고종때 영의정을 한 이유원의 는 “정광필의 회현방 옛집은 바로 신선이 ‘큰 은행나무 아래에 12개의 서대가 묻혀있다’고 알려준 곳”이라고 했다. 회현지명도 정씨 현자들이 많이 모여산다고 해서 붙여졌다. 집터에는 수령 500년 은행나무가 남아있다. 청송 심씨도 장흥동에 세거했다. 는 “심희수의 고택 곁에 소나무 한그루가 자랐는데 그의 호 일송은 여기서 딴 것”이라고 했다.

1894년 청일전쟁을 계기로 일본상인과 청국상인의 위치가 바뀐다. 청국 상인들이 문을 닫고 귀국했으며 요릿집만 남아 장사를 했다. 일본은 임오군란후 개화파 박영효 집을 영사관으로 삼았지만 1884년 갑신정변으로 소실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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