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5월 국가인권위윈회(이하 인권위)는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에 “게임업계 내 여성혐오 ...
2019년 12월 전국여성노동조합과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지회 등이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게임업계 사상검증과 블랙리스트 규탄 및 피해복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디콘지회 제공
인권위는 당시 “페미니즘 관련한 글을 공유하거나 지지를 표했다는 이유로 온라인상에서 괴롭힘 및 혐오 대상이 되고 다수의 집단행동에 의해 사실상 작업수행에 불이익을 받는 것은 부당한 일”이라며 “법령·제도·관행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문체부엔 ‘실태조사’를, 한국콘텐츠진흥원엔 ‘업체 선정 기준 개선책’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지난 3년간 문체부는 해당 권고를 이행하지 않았다. 게임업계 내 여성혐오와 차별에 대한 실태조사는 없었다. 문체부 산하 콘진원이 ‘게임산업 종사자 노동환경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이는 “주52시간 근무 시행으로 인한 노동환경 조사를 위해” 시행하는 조사다. 그나마 실태조사에 ‘게임 이용자들에 의한 종사자 사상검증 이슈의 심각성’을 묻는 항목이 있었지만 지난해부터는 이마저도 빠졌다.
문체부는 인권위 권고 이후 사업 지원 참가 기준 등에 ‘권익보호 규정’을 추가해 권고를 이행하려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문체부 관계자는 “게임 콘텐츠 제작 지원, 사업 선정 기준에 ‘ 권익보호 규정’ 항목을 넣었고, 지원 사업 참가 기준 체크리스트에 ‘혐오·차별로 인해 종사자의 권익침해 및 불공정행위 지적·처분’을 작성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피해 여성 일러스트레이터들은 온라인에서 ‘마녀사냥’을 당하고 일자리가 끊기는 상황을 참지 않고 인권위 권고를 이끌어냈다. 인권위 진정을 주도한 김희경 전국여성노동조합 디지털콘텐츠창작노동자지회 자문위원은 “사상검증에 따른 부당해고가 잇따른 2018년 뭐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에 인권위와 콘진원 등을 찾았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