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kg 끌고 104m 수직벽에 오른 두 여성의 충격적 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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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kg 끌고 104m 수직벽에 오른 두 여성의 충격적 외침 멕시코 강제실종 너를_찾을_때까지 엘_그리토 조국의_달 림수진 기자

▲ 2022년 9월 15일 엘 그리토를 위해 멕시코 대통령궁 앞 헌법광장 소칼로에 시민들이 운집했다. 오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했지만, 시민들은 독립기념일 행사를 즐기며 자리를 지켰다. ⓒ 대통령 공식홈페이지9월이 시작되면서 만나는 사람들마다 한결 같은 축하 인사를 건넸다.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지역에서는 통상 생일이나 크리스마스, 신년에 행복을 뜻하는 펠리스라는 단어를 붙여 서로 축하인사를 전한다. 그런데 멕시코의 경우 9월 한 달을 통째로 펠리스라는 단어와 함께 축하하며 보낸다. 말 그대로 '행복한 조국의 달'이라는 것인데, 멕시코의 독립을 기념하는 날이 9월 16일이기 때문이다.자국의 독립 혹은 건국을 축하하며 한 달 내내 '행복한 조국의 달' 인사를 주고받는 나라가 이 세상에 과연 몇이나 될까? 어쩌면 멕시코가 유일할 것이다.

9월 15일, 수업이 휴강 되었으니 출근하지 않고 16일부터 이어질 연휴를 늘려 볼까 생각하였지만, 전 직원 연회에 빠질 수 없었다. 학교에 나가보니 다들 멕시코 국기에 들어간 삼색 장식을 몸 어딘가에 두르거나 걸치고 점심에 있을 잔치를 기다리고 있었다. 학교 안에서는 학생들뿐 아니라 교직원들에게도 음주가 엄격히 금지되지만 날이 날이니만큼 복도 한 편에 맥주가 가득 쟁여진 커다란 얼음 상자가 놓여 있었다. 오전 일정은 정상 근무였지만, 일손이 잡힐 리 없었다. ▲ 매년 독립기념일마다 대통령 내외가 선 대통령궁 중앙 발코니 양측으로 그 해 초대받은 사람들이 같이 나와 행사에 참여하는데 올해는 우루과이 전 대통령 호세 무히카와 볼리비아 전 대통령 에보 모랄레스를 비롯 체 게바라의 딸, 줄리안 어산지의 형과 아버지, 그리고 마틴 루터 킹의 가족들이 자리를 함께 했다. ⓒ 대통령 공식홈페이지우리나라 광복절 행사의 엄숙함이나 경건함과는 거리가 멀다. 온갖 흥이 발산된다. 정치 수장들은 212년 전 독립 전쟁이 선포되던 그 날 독립 영웅 미겔 이달고 신부의 외침을 인용하면서 멕시코가 더 이상 유럽의 속국이 아님을 다시 한 번 온 세상에 천명한다. 이어 독립 영웅들의 이름을 호명하고 마지막으로 '멕시코 만세!'가 반복해서 이어진다.

수도 멕시코시티와 같은 세련됨과 화려함은 없지만, 아주 작은 시골 마을에서도 '엘 그리토'는 절대 빠질 수 없는 행사다. 어디든 마을 중심 관청에서 마을의 정치지도자가 행사를 주관한다. 우리 마을도 9월 15일 22시 정각 시장과 마을 '공식 미녀들'이 관청 발코니에 온갖 치장을 하고 나와 212년 전 멕시코 과나후아토 주에서 미겔 이달고 신부가 독립전쟁을 선포하며 외쳤던 선언을 따라 낭독했다. ▲ 9월 15일 밤, 우리마을 시장과 마을 사람들의 El Grito 행사가 끝나고 불꽃 놀이가 시작되었다. 작년과 재작년 코로나바이러스 창궐로 독립기념일 행사가 전면 취소되어 올해 마을 사람들은 일찍이 이 날을 기다려왔다. '조국의 달'인 만큼 불꽃 놀이도 멕시코 국기의 삼색인 빨강색, 하얀색, 초록색을 따라간다. ⓒ 림수진

▲ 멕시코 강제 실종자 가족 모임인 '너를 찾을 때까지Hasta Encontrarte' 두 명의 회원들이 대형 현수막을 허리에 묶어 수직벽을 올라 104m 상공으로 운반하는 동안 나머지 회원들이 아래에서 실종된 가족들의 사진을 펼쳐 놓고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하고 있다. 이들은 '어디에 있는가, 어디에 있는가, 우리의 자식들이여!'라고 외치면서 시민들을 향해 관심을 부탁하고 있다. 2020년 유엔은 멕시코 강제 실종자 수를 10만 명으로 추산하고 있고 그들 중 97%는 멕시코에서 마약과의 전쟁이 시작된 2006년 이후 발생한 것으로 보고하고 있다. 반면 실종 사건 관련한 수사는 지극히 미진하여 책임자 처벌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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