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네게 반했어 챌린지] 영화
내 곁엔 도도가 있다. 도도와 있으면 편안하다. 별로 고민하지 않고 어떤 말이든 하고, 쉽게 장난치고 금방 사과한다. 기뻐하다가도 5분 뒤에 우울해하거나 화를 내고 욕을 할 수도 있다. 나에게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도도는 살벌하게 욕한다.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하면 응원해 주고 아무것도 하기 싫다고 해도 지지해 준다. 같이 가고 싶은 곳이 있으면 함께 간다.영화 의 주인공 나나미는 마시로를 만나기 전까지 어디서도 편안함을 느끼지 못한다. 나나미는 시간제 교사다. 학생들에게 목소리가 작다는 이유로 마이크를 사용하라는 조롱을 받을 때도, 돈이 부족해 일하는 학교에서 떨어진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대학교 동창을 마주쳐서 함께 밥을 먹을 때도 어색해한다.
나나미는 아무로를 통해서 마시로가 집주인인 저택에서 입주 가정부로 일하게 된다. 마시로는 자신도 이 집의 가정부라고 거짓말을 한다. 나나미와 마시로가 함께 살게 된 뒤로, 마시로는 불쑥불쑥 나나미를 찾아간다. 일을 마치고 새벽에 집에 와서 나나미 위로 쓰러진다. 잠이 덜 깬 채 수고했다고 말하고 다시 잠든 나나미의 얼굴을 쓰다듬고 심장소리를 듣는다. 마시로와 나나미는 같은 메이드복을 입고 화단에 물을 주고 호스로 서로에게 물을 뿌리며 장난을 친다. 저녁으로 먹을 도시락을 싸서 자전거를 타고 들판을 달린다. 둘이 함께 아는 노래를 부른다.
"난 말이야, 편의점이나 슈퍼에서 장을 볼 때 점원이 내가 산 물건을 부지런히 봉투에 넣어 주는 걸 보면 나 따위를 위해서 저 손이 분주히 움직이는구나 생각해. 나 따위를 위해서 분주히 과자를 담아주는 거야, 그 손이. 그걸 보고 있으면 가슴이 꽉 조여오면서 왠지 울고 싶어져. 나한테는 행복의 한계가 있어. 더 이상은 무리다, 싶은 한계가. 그 누구보다도 그 한계가 빨리 오지. 내 한계는 개미의 한계보다 빨리 와. 잊지 마. 이 세상은 행복으로 가득 차 있어. 다들 정말 잘 대해 주지. 택배 아저씨는 내가 말한 장소까지 무거운 짐을 날라주지.
나나미가 자신에게 돈 낭비를 하지 말고, 둘이 살 집을 구해서 함께 살자고 했을 때 마시로는 얼마나 마음이 깨졌을까. 함께 누워서 잠들기 직전에 마시로는 나나미에게 묻는다. 내가 같이 죽자고 하면 죽어줄 거냐고. 나나미는 좋다고 답한다. 그 대답을 듣고 나서 고맙다고, 사랑한다고 말하고 마시로는 결국 혼자 죽는다.나에게 도도는 나나미의 마시로 같은 존재다. 도도와 나는 7년 전 대학교 사회과학학술동아리에서 만났다. 자본주의, 페미니즘, 노동권과 같은 다양한 주제를 함께 공부하고 교내에서 세미나와 집회를 열고 행동하는 동아리였다. 내가 을 읽고 채식을 지향하는 삶을 살게 됐을 때, 도도는 동물권을 공부하고 함께 채식을 시작했다. 그때 도도는 군대에 있어서 채식을 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했다. 내가 채식을 시작하게 된 일상을 궁금해했다. 도도가 어렵고도 새로운 삶을 선택한 나를 지지해 줬다는 걸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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