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 잃고 알게 된 세상] 마음을 정화하는 주문
한때 시인을 꿈꿨던 친구가 말했다.순간 울컥해서 열심히 설명하는데 변명이란 핀잔만 더해졌다. 괜히 억울한 마음에 요란한 헤비메탈로 귀만 혹사하다가 결국 그날 밤늦게 내 글을 천천히 다시 들어 봤다. 우습게도 그들의 지적이 고스란히 흘러나왔다. 그러고는 그날 오후, 웃고는 있었지만 가슴 가득 화를 품고 있는 나를 깨달았다.
시력을 잃고 난 후에야 안 사실이지만, 어떤 소리에 의도적으로 집중하지 않는다면, 귀를 통해 듣는 소리는 무조건 크고 선명한 것이 우선이다. 가깝다고 더 잘 들리는 것도 아니고, 듣기 싫은 소리라고 덜 들리는 것도 아니다. 나만 이런 걸까? 물어보니 아내도 친구들도 비슷했다. 그런데 그들은 나보다는 '화'가 덜했다. 대화에도 청각보다는 시각이 더 큰 역할을 하니까, 그들에게는 원치 않는 '그 소리'를 시각적 이미지가 어느 정도 막아주는 것 같았다. 아, 그래서 내가 문제의 '그 소리'에 그렇게 예민하게 반응한 거였구나. 시각의 도움을 받을 수 없는 내 마음의 눈은 다소 감정적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과장된 이미지를 만드는 건 아닐까? 정보보다는 감정 전달이 목적인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실제보다 조금 과장된 이미지를 만드는 것처럼 말이다.결국 마음의 눈은 사실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느낌이 중요하단 얘기다. 생각해 보니 시력을 잃고 난 후 나도 사실보다는 느낌으로 마음속 그림을 그리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 느낌에 영향을 끼치면 될 것 같다. 주문이라도 외워 마음을 다잡고 각오를 다지면 되지 않을까? 시각이 주는 정보가 없기에 할 수 없는 게 아니라 달리 생각해야 하는 것 같다. "수리수리 마수리"로 무엇이든 변할 수 있고, "치키차카쵸코쵸"만 외치면 슈퍼보드를 타고 날아다니는 손오공은 천하무적이 되지 않았던가. 나라고 못 할 것도 없다. 마음의 눈은 느낌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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