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이 난 고층건물에서 거동이 불편한 80대 할머니를 업고 대피한 경찰관의 사연이 뒤늦게 알려졌다.
7일 부산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오전 4시 39분쯤 부산 북구 15층 주상복합건물 꼭대기 층 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이 건물 12~14층에는 총 60여가구가 거주하고 나머지 층은 상가로 구성돼 있다.
당시 신고를 받고 출동한 북부경찰서 김동희 형사와 동료 경찰은 주민들에게 화재 사실을 알리기 위해 건물 내부에 들어가 12~14층 문을 일일이 두드렸다. 마침 주민들은 관리사무소 방송을 듣고 대피 중이었다.김 형사가 같은 층의 해당 가구에 가보니 A씨가 보행 보조기에 의지해 막 집 밖으로 나오려던 참이었다. 당시는 화재 발생으로 주민안전을 위해 엘리베이터가 작동되지 않고 있었다. 김 형사는 A씨를 업어서 내려가야겠다고 결심했다. 그는 “화재로 엘리베이터가 가동을 중단한 데다 검은 연기가 차올라 매우 급한 순간이었다”며 “위험한 상황에서 할머니가 거동까지 불편해 직접 업고 계단으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김 형사의 선행은 A씨가 이후 부산북부경찰서 홈페이지 게시판에 감사 인사를 남기면서 알려졌다. 컴퓨터를 사용할 줄 모르는 A씨는 요양보호사에게 대신 적어달라고 부탁해 김 형사의 도움을 알렸던 것이다.
경찰임용 5년차인 김 형사는 “평소 현장에서 만나는 주민들을 가족이라고 생각하며 일하고 있다”며 “늦게 경찰에 합격해 경력이 길지 않은데 이번 일을 계기로 더 열심히 근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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