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학년 선생님과 학생들이 힘든 여행을 즐기며 졸업여행을 떠나세요.
홍콩에서의 첫 아침은 디즈니랜드 를 향한 흥분으로 가득 차 있었다. 조식이 8시부터이니 그에 맞춰서 일어나고 준비하라고 했건만 아이들은 새벽같이 일어나 채비를 했다. 다행히 숙소의 직원 분이 일찌감치 식사를 준비해 식사시간이 되기 전부터 나온 아이들에게 차례차례 아침을 차려주셨다. 식사를 할 수 있는 거실이 넓지 않았지만 일찍부터 조식을 챙겨주신 덕분에 일어난 순서대로 아침을 먹고 빠질 수 있어서 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오전 9시, 디즈니랜드 로 출발 전 하루의 일정을 상기시키고 준비물을 확인했다. 가장 중요한 건 옥토퍼스와 트래블월렛, 두 장의 카드와 휴대폰. '말로만 확인하지 말고 꺼내서 보여줘.' 지난해 카드를 놓고 유니버셜 스튜디오에 갔던 모 군의 추억을 떠올리며 꼼꼼하게 확인을 했다. 지난 실수는 더 나은 다음을 위한 밑거름이 되기에, 우리 삶에 쓸모없는 순간은 없다.
준비물을 확인하고, 디즈니랜드까지 가는 길을 다시 한번 검색해 보며 타야 하는 노선과 환승역을 주지 시켰다. 그냥 우르르 인솔해 가면 더 편하고 시간도 절약되지만 그건 우리 여행의 목표와 어긋나게 된다. 조금 느리더라도,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스스로 할 수 있는 영역을 넓히고자 하는 게 이 여행의 목적이다. 우리 숙소가 있는 침사추이부터 디즈니랜드까지는 지하철을 두 번 환승해야 한다. 올해 3학년들은 대중교통이용을 좋아하고 길 찾기에 강점을 갖고 있는 아이들이 많은 편이었음에도 홍콩의 지하철은 퍽 쉽지 않았다. 일단, 지하 승강장이 무척 넓었다. 가까운 지하철 역 두어 개는 지하에서 도보로 연결될 만큼 넓은 역이 많아서 타야 하는 노선을 찾아가려면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다. 출구도 얼마나 많은지 A1, A2로 시작되어 P3, P4 이상으로 알파벳과 숫자가 연결되어 출구마다 붙어 있었다. 나도 낯선 길을 아이들과 찾아가는 것은 상당한 불안과 염려를 안고 부딪혀야 하는 일이다. 미리 답사라도 올 수 있으면 훨씬 좋겠지만 당장 여행에 대한 초과근무수당도 한 푼 못 받는 상황에 그런 걸 바라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국내 여름캠프는 교사들이 사비를 내서 답사를 다녀오기도 했지만 해외여행은 그도 여의치 않다. 그러니 그냥 부딪히는 수밖에. 그래도 아이들과 함께 헤쳐나가는 것이 오히려 장점이 될 때도 있다. 누군가 안전하게 찾아놓은 정답을 고스란히 따라가는 것보다 조금 어설프고 미숙해도 직접 부딪히고 고민하며 해결해 가는 과정을 직접 겪는 것은 귀중한 경험이 된다. 실수가 실패는 아니라는 믿음으로, 우리는 용감하게 해외 자유여행에 도전 중이다. 환승할 때마다 노선도를 확인하고 또 확인하며, 세 개의 노선을 거쳐 드디어 디즈니랜드에 도착한 건 오전 10시 무렵이었다. 지난해 방문했던 오사카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는 장애 할인을 받았지만 홍콩 디즈니랜드는 불가능했다. 정보를 찾을 수 없어 사전에 이메일로 문의를 했었으나 안 된다는 답변을 받았기 때문에 그냥 클룩에서 티켓을 구매했다. 우리가 간 날의 디즈니랜드는 10시 30분부터 개장이었는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도착해 줄을 서 있었다. 오픈런을 목표로 한 건 아니었고, 적당한 시간에 움직였을 뿐인데 차질 없이 도착하는 바람에 어쩌다 보니 오픈런을 하게 되었다. 개장까지 남은 시간 30분. '......더워 죽겠어요.'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곳곳에서 앓는 소리가 튀어나왔다. 홍콩의 9월은 무척 덥고 습하다. 여행을 하기에 썩 좋은 시기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지만 우리는 선택의 폭이 좁았다. 3학년들은 2학기가 되면 하나둘 실습과 취업을 나가기 때문에 모두 함께 졸업여행을 떠나기 위해서는 일정을 더 늦출 수가 없었다. 각오하긴 했으나 막상 실제 맞닥뜨린 홍콩의 무더위는 상상이상이었다. 옴짝달싹 못하고 줄에 서 있는 시간이 천년만년으로 느껴졌다. 괜히 일찍 왔다는 후회가 들 정도였다. 디즈니랜드의 즐거움을 애써 상상하며 인고의 시간을 견디기를 20여 분, 사람들이 슬금슬금 움직이기 시작하더니 문이 열렸다. 들어가자마자 직행한 곳은 기념품숍. 이유는 하나, 냉방이 아주 빵빵했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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