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의 체포를 지시했다는 내용을 폭로했습니다. 홍 전 차장은 12·3 비상계엄 당시 윤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체포 대상자 명단을 전달받은 과정을 설명하며, 국정원장에게 보고가 거부된 사실을 밝혔습니다.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22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서 발언했습니다. 홍 전 차장은 12·3 비상계엄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등의 체포를 지시했다는 것과 관련하여 “그런 게 매일매일 일어나는 나라가 있다. 어디? 평양. 그런 거 매일매일 하는 기관이 있다. 어디? 북한 보위부”라고 지적했습니다. \홍 전 차장은 이날 청문회에서 “저 대통령을 좋아했고, 시키는 거 다 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 (체포) 명단을 보니까 그건 안 되겠더라”며 자신의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는 지난달 6일 ‘우원식·이재명·한동훈 등 여야 정치인들을 잡아들이라’는 윤 대통령 지시를 처음 폭로한 인물로, 이번 청문회에서도 “이번에 다 잡아들여서, 싹 다 정리하라”는 윤 대통령의 지시를 재확인하며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으로부터 체포 대상자 명단을 전달받기 전까지 그는 “국내 암약하던 간첩단 사건을 적발했나 보다 생각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홍 전 차장은 이와 관련해 “방첩사 수사관과 국정원 조사관들이 뛰어들어서 (정치인들) 수갑 채워서 벙커에 둔다. 대한민국이 그러면 안 되는 거 아니냐”고 말했습니다. 홍 전 차장은 또 윤 대통령의 정치인 체포 지시를 조태용 국정원장에게 보고했다고 거듭 밝혔습니다. 그는 “3일 밤 11시6분 방첩사령관하고 통화하고 11시30분에 원장님이 지시해서 원장님 집무실에서 정무직 회의가 열렸다”며 “방금 방첩사령관한테 11시6분에 전화 받은 내용을 알고 있는데, 11시30분에 (조 원장이) 제 앞에 앉아 계시는데 어떻게 말씀을 안 드릴 수가 있나”라고 했다. 그는 “(당시 상황을) 사실대로 말하면 (내가) 보고 안 한 게 아니라 (조 원장이) 보고를 거부하신 것”이라 했다. 그는 “제가 조금 놀라시라고 방첩사에서 ‘이재명하고 한동훈하고 잡으러 다닌다고 합니다’라고 말하니 다소 의외의 답을 들었다”며 “(조 원장이) 내일 아침에 이야기하시죠(라고 말했다)”라고 했다. 이어 “원장님 최소한 업무 방향 지침을 주셔야죠라고 말하니, (조 원장이) 소파에서 일어나서 가버렸다”고 덧붙였습니다. 홍 전 차장은 “그런데 (윤 대통령이) 그 지시를 왜 국정원장을 거치지 않고 1차장한테 바로 했냐”고 묻는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의 질문에 “제가 원장님께 여쭤보고 싶은 내용 중의 하나”라며 “저도 사실은 그냥 길 가다가 차에 치이거나 지나가다가 떨어지는 돌에 맞은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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