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도 뒤척이는 열대야, 일년내내 적응해 보지만...

South Africa News News

한밤중에도 뒤척이는 열대야, 일년내내 적응해 보지만...
South Africa Latest News,South Africa Headlines
  • 📰 OhmyNews_Korea
  • ⏱ Reading Time:
  • 55 sec. here
  • 2 min. at publisher
  • 📊 Quality Score:
  • News: 25%
  • Publisher: 51%

[퇴직 후 해외봉사] 사람들은 뛰지 않고, 나무들은 비탈에 서지 않는다

블랙아웃, 정전이다. 전기사정이 좋지 않은 필리핀은 한 달에 서너 차례 이런 일이 발생한다. 주로 늦은 밤에 일어나는 일이라 정전이 되면 막막할 따름이다. 오늘도 밤 10시가 넘어서자 갑자기 백열등이 나가고 모든 전열기가 멈춘다. 밤 기온이 25℃ 이하로 내려가지 않는 이곳은 한국으로 치면 매일 밤이 열대야다. 선풍기나 에어컨 없이는 잠을 이룰 수 없어 정전은 곧 잠을 포기하라는 것이다.

암청색 하늘에서는 물먹은 것처럼 뿌옇게 흐린 별들이 눈물인 양 이슬을 뿌린다. 집들 사이로 늘어서 이슬에 젖은 열대의 교목들이 어둠 속에서 긴 이파리를 서걱인다. 포근하고 아름다워야 할 먼 이국의 밤이 소음과 열기로 심란하다. 높고 깊고 한없이 푸른 한국의 하늘이 그립다. 지금쯤 한국의 산야는 가을이 깊어 풍성한 결실과, 높은 하늘만큼이나 끝 모를 우수로 사람들을 이곳저곳에서 서성이게 할 것이다.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전에 환경적 동물인가 보다. 인간이나 동물이나, 아니 모든 생명체는 환경에 지배를 받으며 환경에 적응해 가면서 살아가는 것 같다. 환경은 그곳에서 살아가는 생명체의 모습뿐만 아니라 성격을 형성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영국의 철학자 스펜서가 제창하지 않았던가. 적자생존, 환경에 적응하는 생물만이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것은 도태되어 멸망한다고. 이것이 바로 자연현상이며 삼라만상의 순환논리일 것이다.

가을이면 풀벌레의 노래에 맞춰 익어가는 과일과 곡식들, 형형색색으로 물드는 단풍들의 파노라마. 겨울밤을 틈타 소리 없이 내리는 함박눈, 나목이 줄지어 선 길을 따라 빈 들에 가득하던 적막까지도, 내 의식의 어느 깊숙한 곳에 물고기 비늘처럼 각인되거나 자리 잡고 내 생체리듬을 조절하고 있을 것이다. 다행히 음식을 가리지 않는 체질이라 그다지 힘들지 않는데도 활력이 넘치거나 생기가 왕성하지는 않다. 나이 탓도 있겠지만 내 몸이 낯선 땅에 익숙해지지 않은 이유가 크리라 생각된다. 외래에서 유입되어 적응을 어려워하는 나에 비해 이 땅에 뿌리 내리고 사는 생명체들은 얼마나 여유롭고 풍성하며 활력이 넘치는지 모르겠다. 그들의 웃음소리는 이곳이 그들만의 낙원이라고 환호한다.이곳은 사람들이나 나무들이나 모두 살아가는 게 비슷하다. 늘 바쁠 것 없이 서두르지 않고 살아간다. 대체로 체구가 크지 않아 식사 양도 적다. 우리가 식사때마다 여러 가지 반찬과 함께 식사를 하는 반면, 이들은 대개 밥 한 그릇에 반찬 한 가지다. 한참 혈기 왕성한 학생들도 점심시간에 구내식당에서 조그만 접시에 밥 한 공기와 반찬 하나로 식사를 때운다. 점심때마다 반찬 두 가지를 꼬박꼬박 챙기는 내가 미안할 정도다.

We have summarized this news so that you can read it quickly. If you are interested in the news, you can read the full text here. Read more:

OhmyNews_Korea /  🏆 16. in KR

South Africa Latest News, South Africa Headlines

Similar News:You can also read news stories similar to this one that we have collected from other news sources.

강사협동조합, 수입보다는 사회에 기여하는 일에 만족강사협동조합, 수입보다는 사회에 기여하는 일에 만족[퇴직 후 새 인생 개척한 소시민 이야기] 강사협동조합 '세움' 김일숙 대표
Read more »

'최근 3년간 정부 고위 관료 36명 퇴직 후 로펌행''최근 3년간 정부 고위 관료 36명 퇴직 후 로펌행'최근 3년간 정부 고위 관료 36명이 퇴직 후 법무법인에 취...
Read more »

'최근 3년간 정부 고위 관료 36명 퇴직 후 로펌행''최근 3년간 정부 고위 관료 36명 퇴직 후 로펌행'최근 3년간 정부 고위 관료 36명이 퇴직 후 법무법인에 취...
Read more »

퇴직 후 월 330만원 쓰려면…27년간 월 75만원씩 부어라퇴직 후 월 330만원 쓰려면…27년간 월 75만원씩 부어라연금 전문가의 의견을 참고해보시라.
Read more »

필리핀 교통 수단 중 가장 인간적인 공간필리핀 교통 수단 중 가장 인간적인 공간[퇴직 후 해외봉사] 어느덧 한 달이 지났다
Read more »

[짤막상식] 88년 만의 9월 열대야 '푄 현상'이란?[짤막상식] 88년 만의 9월 열대야 '푄 현상'이란?1935년 이후 88년 만에 발생한 이례적인 '9월 열대야‘1914...
Read more »



Render Time: 2025-02-27 11:19:31